딱 1주일 영업에 순이익 394억원 "가성비 甲", 20만명 오거스타시 전체를 먹여 살리는 파워로 직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무나 나올 수 없고, 아무나 볼 수 없다."
2017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1000만 달러)는 '비상업주의'를 표방해 아예 기업의 후원조차 받지 않는다. 매출은 그러나 1억2000만 달러(1350억원), 순이익은 무려 3500만 달러(394억원)에 달한다. 1년에 딱 1주일 영업하는 단일 대회로서는 지구촌 골프계 최고의 가성비다. 이쯤되면 돈이 차고 넘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 동력이 바로 '신비주의'다.
주 수입원이 입장권 판매(3475만 달러)라는 게 재미있다. 마스터스의 갤러리, 이른바 '패트런(Patron)' 4만명이 구입하는 325달러짜리 배지 값(암시장에서는 1만 달러 이상 치솟는다) 1300만 달러, 월~수요일의 65달러 연습라운드 티켓 15만장 975만 달러, 1주일에 6000~7500달러 하는 '버크먼스 플레이스'라는 VIP 관람시설 수입 1200만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식음료와 기념품 판매 역시 엄청나다. 31만 명이 평균 25달러씩만 소비해도 775만 달러다. 그렇다고 해서 폭리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골프장 측은 매년 가격 인상폭을 제한한다. 물과 스낵류는 불과 1달러, 피망 샌드위치와 에그 샐러드는 1.5달러, 바비큐 3달러면 충분하다. 기념품 구매는 희귀성이 작용한다. 패트런 대부분이 첫날부터 프로숍에 장사진을 치고 무려 4750만 달러어치의 선물을 쓸어 담는다.
'마스터스 경제효과'는 인구 20만명의 소도시 오거스타시 전체로 파급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의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오거스타를 방문하고, 1주일 내내 파티를 열어 '빅 딜'을 성사시킨다는 분석이다. 주민들은 집을 빌려주고 여행을 떠나고, 상인들은 호황을 만끽한다. 식당에는 고가의 메뉴판이 따로 있고, 인근 골프장 그린피는 "부르는 게 값"이다.
오거스타내셔널이 인근 부지 12만2000평을 5500만 달러에 매입하는 등 최근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세계적인 수준의 연습장이 문을 열었고, 갤러리 주차장은 40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해 확보한 서쪽 버크먼스 동네의 잔디밭으로 이동했다. 올해는 심각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오거스타 파워'가 갈수록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