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키는 정교한 쇼트게임, 승부처는 11~13번홀 등 '아멘코너', 32개의 그린사이드 벙커 변수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장타(長打)보다 정타(正打)."
6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2017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100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을 공략하는 해법이다. 트레이드마크가 바로 '유리판 그린'이기 때문이다. 우승 키가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요약되는 셈이다. 선수들 역시 오르막 퍼팅을 남기는 '송곳 아이언 샷'과 스코어를 지키는 '짠물퍼팅'을 장착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즈의 2005년 최종일 16번홀(파3) '매직 칩 샷'은 지금까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그린 오른쪽 러프에서의 샷이 홀 8m 지점에 떨어진 뒤 90도로 꺾이면서 경사를 타고 홀인됐고, 여세를 몰아 네번째 그린재킷을 입는데 성공했다. 미켈슨은 2004년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신기의 클러치 퍼팅'을 연출했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치고 연장전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5.4m 버디 퍼팅을 집어넣어 마침표를 찍었다.
아마추어골퍼에게는 오거스타내셔널이 죽기 전에 꼭 라운드하고 싶다는 대표적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 인디언들의 농장 45만평을 사들여 코스디자이너 앨리스터 매킨지와 함께 조성한 곳이다. 1년에 무려 6개월을 휴장하는 철저한 코스관리로 마치 마스터스를 위해 존재하는 코스 같다. 디봇 하나 없는 카페트 페어웨이를 자랑하는 배경이다.
전반 24개, 후반 20개 등 곳곳에 흩어진 44개의 벙커가 변수다. 32개는 특히 그린을 엄호하는 파수꾼이다. 전반 7번홀(파4)이 '요주의 홀'이다. 그린 주위에 5개의 벙커가 몰려 있다. 후반은 12번홀과 16번홀(파3)을 조심해야 한다. 페어웨이벙커는 다행히 평평해 어렵지 않다. 10번홀(파4)이 백미다. 모래알이 하얗고 빛이 나는 가문비나무 모래가 오거스타내셔널의 다양한 꽃과 녹색 페어웨이, 출렁거리는 호수 등과 어우러져 포토 포인트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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