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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먼저 온 여의도 벚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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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880여그루 중 5%만 개화·13일께 만개할 듯…축제현장 찾은 시민들 "미세먼지만 마셔 아쉽다"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벚꽃축제가 열리는 여의서로 벚나무들이 가지만 앙상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벚꽃축제가 열리는 여의서로 벚나무들이 가지만 앙상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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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여의도 벚꽃축제(정식 명칭 봄꽃축제ㆍ4월1~9일)가 한창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서로에는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다수 벚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 놓고 있었다. 1.7km에 이르는 벚꽃 축제 길을 2시간가량 걷는 동안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는 전체 1886그루 중 5%도 채 안 돼 보였다. 여의도를 찾은 시민들을 반기는 건 흩날리는 벚꽃 잎이 아니라 미세먼지였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 벚꽃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피지 않은 벚나무를 보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학 친구들을 기다리던 김수연(20)씨는 "벚꽃이 폈길 기대하며 지난 주말에 이어 2번째로 여의도를 찾았는데 꽃이 피지 않아 아쉽다"며 "지금 아니면 벚꽃 구경을 할 수 없으니 이번 주말 남자친구와 한 번 더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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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여의도 벚꽃축제는 매년 연인원 600만명 이상 찾을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봄꽃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엔 연인원 800만명이 찾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봄꽃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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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에는 자칫 벚꽃없는 벚꽃 축제에다 미세먼지까지 덮쳐 지난해와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상정보 업체인 웨더아이는 오는 6일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벚꽃이 개화하고, 다음 주인 오는 13일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5일부터 내린 비가 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당초 예상보다 개화시기가 1~2일 정도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여의도 벚꽃축제를 주최하는 영등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인공인 벚꽃이 안 피었으니 축제기간에 여의도를 찾는 인원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이번주 중 벚꽃이 개화하면 주말엔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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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축제 장소로 시민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는 오전엔 '나쁨(㎥당 81~15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 농도)' 상태였고, 오후엔 '한때 나쁨(나쁨 상태가 6시간 미만인 상태)'이었다. 기자가 여의도를 찾은 오후 6시쯤엔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을 나타냈으나 전 세계의 대기오염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에어비주얼(AirVisual)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서울의 공기품질지수는 153이었다. 중국 베이징(238), 터키 앙카라(166), 중국 청두(154)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네 번째로 공기가 탁했다.
이 때문에 마스크는 어느새 야외 축제의 필수품이 됐다. 7살 딸, 6살 아들과 함께 여의도를 찾았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주부 이정아(33)씨는 "미세먼지가 심해서 3명 다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벚꽃은 없는데 미세먼지만 마신 것 같아 얼른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신준서(17)군도 "요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마스크 계속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남성도 "지난주에 약국 갔다가 미세먼지 마스크가 있어 샀다"며 "오늘 같이 밖에 나갈 땐 꼭 쓰고 다닌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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