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드 보복에 반격 나섰나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오현길 기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경제분야뿐 아니라 민간교류로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우리 법무부가 중국 원어민 강사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제 관련 부처들은 연구용역까지 줘가며 중국의 비관세장벽을 허물기 위해 주력하고 있지만 자의적 잣대를 들이대는 중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국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의 고용관계와 보수지급 체계가 현행법 테두리에 어긋난다며 비자가 만료된 일부 강사와 대체 강사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가 밝힌 비자발급 거부 사유는 공자학원 강사들의 고용계약 주체가 중국 정부이며, 급여도 중국 측에서 받기 때문에 관계 법령상 '한국에서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E-2(회화지도) 비자 발급 요건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관련 경제보복 조치와 무관한 사항이며 원칙과 형평성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측의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인식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대학 초청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강사 숫자가 늘자 지난해 8~9월 실태 파악에 착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자학원 측은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발급됐던 비자가 거부된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비자 거부가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에 대한 우리 측의 맞대응으로 보여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중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중 갈등이 일방적이 아니고 쌍방향으로 고조된다면 앞으로 더 큰 난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했다.
한중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중국의 비관세장벽을 깨기 위한 묘책 찾기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비관세장벽 44개 가운데 무려 26개(59%)를 중국이 세웠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최근 결과보고서를 받았는데 중국이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비관세 장벽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어린이용 식품 용기 포장에 어린이 그림이 들어가면 안 된다거나 조미김의 경우 아예 국가표준 규격조차 없어 중국 담당자들이 얼마든지 통관을 거부할 명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허물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하며 "향후 민관협력으로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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