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그림 때문에 통관 불허…中 대륙의 옹졸
사드 배치 따른 경제보복 도 넘어
한한령에 문화교류도 단절
비관세장벽·수입규제 등
정부, 연구용역 후 대비책 마련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과자나 스낵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식품기업을 운영하는 유모씨는 최근 수십억 원의 손실을 봤다.
유아용 식품시장이 크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새롭게 개발한 유아용 과자가 통관 절차에서부터 막히면서 문제가 발생해서다. 중국에 여러 차례 과자를 수출한 경험도 소용이 없었다. 중국 검역당국에서 문제를 삼은 것은 과자의 품질이 아닌 어린이가 그려진 포장이었다.
현지 수입통관 담당자는 포장에 그려진 어린이 사진을 보고 소비자에게 어린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과자를 먹고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 그림을 삭제하거나 다른 스티커로 가리라며 통관을 허용하지 않았다.
유씨는 과자를 안전하게 생산했다는 한국 정부의 인증서까지 제시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제품 외관과 전체 디자인을 수정하느라 막대한 추가비용을 써야 했다.
유씨는 “식품위생이 까다로워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포장에 어린이 그림이 있다는 이유로 통관을 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합리적인 심의 기준도 없이 담당자가 주관적으로 제품을 평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갈등이 촉발되면서 양국 간 교역은 물론 민간 교류에서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계획대로 배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측이 암암리에 진행해왔던 경제 보복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예는 비관세장벽과 수입규제다.
1일 한국무역협회 비관세장벽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비관세장벽 44개 가운데 무려 26개(59%)를 중국에서 세웠다. 수입규제 역시 작년 말 기준 184개 가운데 중국은 13개를 실시, 인도(32건)와 미국(23건)에 이어 세 번째로 수입규제가 많았다.
정부도 이 같은 중국의 비관세장벽과 수입규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이 사드 보복이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연관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수출기업을 방문해 “민관협력을 통해 비관세장벽·수입규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비관세장벽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액상커피나 선식 등을 중국으로 수출 시 '세계 최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녹색' '다이어트' 등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문구 작성에 따른 증빙자료를 요청해 수입통관이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 식품수출업체는 중국에 올리브유를 수출하기 위해 3년이나 허송세월을 했다.
올리브유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자동수입허가증을 구입해야 하는데 중국 검역당국이 허가증을 받으려면 8000위안(약 135만원)을 내고 관련 협회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협회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조미김이나 젓갈에 대해 중국은 국가표준 규격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쌀눈가공품에 대해서도 국가표준이 없어서 수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관세 조치의 부당함을 중국에 증명하고 이해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면서도 “용역 결과를 반영해 기업, 전문가들과 함께 비관세장벽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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