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폭탄]차기정부 발목…나랏빚 600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642조275억5627만원'
국가부채가 600조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국가예산정책처가 집계하고 있는 나랏빚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최근 한국은 나랏빚이 최근 5년간 67%나 급증해 세계 주요20개국(G20)가운데 시장가치 기준 증가율로는 1순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편성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추경의 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국가 부채만 늘리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G20의 정부부채는 올해 무려 7경원을 육박했다.
2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 5년여간 G20 중 시장가치 기준 정부부문 부채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던 국가는 3540억달러에서 5년 사이 66.7% 뛴 한국이었다.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박근혜 정부 들어 증가세가 가속화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7년~2012년 299조원에서 443조원으로 5년간 144조원 늘었던 국가부채는 박근혜 정부 들어 지난해까지 4년 만에 무려 202조원이나 증가해 645조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지난 정부 말 기준 32.2%에서 지난해 말 현재 40.1%로 급증한 것이다. 4년 내내 빠짐없이 추경을 편성한 요인이 한몫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에서는 경기 부양을 이유로 당장 올해 1분기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올해 예산이 아직 집행되지도 않았는데 정치권에서는 나랏돈을 더 풀자는 주장만 연례행사처럼 되풀이할 뿐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갚을지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매년 추경을 하면 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국가 부채만 늘 수 있다"며 "추경 편성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G20의 정부부문 순 부채는 시장가치 기준 57조2860억달러(약 6경9030조원)다. 2011년 말 49조4350억달러(약 5경9569조원)에서 2015년 말 52조4400억달러(6경3190조원)까지 늘어난 뒤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 6개월 사이에 9.2%나 급증했다.
문제는 거침없는 속도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정부 부채인 국가채무(D1)는 638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늘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경제 성장률인 경상 성장률 전망치는 4.0%다. 빚의 속도가 경제 규모보다 2배 가까이 빨리 늘어난 것이다.
빚의 속도는 2011년부터 쭉 경상 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국가부채 증가율은 2011년 7.2%, 2012년 5.4%, 2013년에는 무려 10.5%로 확대됐다. 2014년 8.9%, 2015년에는 10.9%까지 늘었다.
이 사이 경상 성장률은 3.4%∼5.3%에 그쳤다.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경상 성장률보다 매년 1.9∼6.7%포인트 높았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2010년 한국은 1.0% 적자로 OECD 평균(7.9% 적자)보다 6.9%포인트 낮았으나 이후 격차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과 OECD 평균과의 격차는 불과 0.6%포인트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국가부채는 지난해 기준 1246만원으로 2008년(630만원)에 비해 거의 2배가 됐다.
국가채무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며 줄이기 힘든 복지지출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빚을 내 돈을 빌려 추가경정예산을 쓰고, 그런데도 경제 성장세가 완연하지 않아 정부가 다시 경기 보강 카드를 꺼내 드는 악순환에 빠져서이기도 하다.
이 같은 국가부채는 결국 차기정부의 짐으로 작용될 것으로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4월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결국 추경으로 인한 나랏빚 증가는 피할 수 없어서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경기 위축과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서 적절한 재정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도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부양을 해야하는 재정의 역할도 중요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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