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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제한해야"…'朴-崔 게이트' 속 늘어나는 노인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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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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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나라가 엉망인데 태극기 집회에 나가서 계엄령 얘기나 하는 일부 노인들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안 그런 분들도 많겠지만 그 분들을 위한 세금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2년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김모(28)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최근 거센 맞불집회를 하고 있는 일부 노인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각종 조사를 통해 계속해서 의혹이 드러나고 있지만 별다른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탄핵 반대만을 외치는 것이 김씨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노인들은 과거에 안주한 채 현실을 제대로 알 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당수 시민들 사이에서는 노인혐오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노인에 대한 혐오는 이미 지난해부터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 '노슬아치(노인과 벼슬아치의 합성어)', '노인충(노인과 벌레의 합성어)' 등의 신조어가 나오며 표면 위로 드러나고 있었지만 최근 탄핵 국면과 더불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노인들에 대한 혐오발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심지어 '노인들의 투표권을 빼앗아야 한다'거나 '노인들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든 주범'이라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기도 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6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도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겨 때 아닌 노인혐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노인 혐오는 젊은 층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직장인 손모(30)씨는 "보수가 아니면 빨갱이라는 과거의 프레임에 갇힌 노인들이 일부 문제인 것 같다"며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돈을 받고 집회에 나온다는 인식도 있어 부정적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에 대한 젊은층의 혐오증세는 현재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기본적으로 세대갈등은 사회, 경제, 문화적 구조의 변화과정에서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젊은세대가 느끼는 사회에 대한 반감의식이 커진 와중에 노인들을 중심으로 이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판의식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창형 노후유니온 대변인은 "박 대통령 같은 경우는 전국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노인연금 20만원을 지급한다고 공약까지 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노인들이 분노를 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 분들은 예전부터 군사독재 시절부터 자기 생각을 표출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조 대변인은 맞불집회뿐 아니라 촛불집회에도 많은 노인들이 나가고 있다며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민주주의라는 큰 가치도 있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내 자식은 어렵게 키웠는데 이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는 인식이 저번에 깔려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노인혐오와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갈등은 우리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지나치게 파괴적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세대간에 공정한 부담이나 상호소통, 존중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비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세대간 일자리나 복지라는 측면에서 형평성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구조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고, 문화적 측면에서도 세대간의 소통을 확대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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