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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00만명…명절이 즐겁지 않은 구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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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2년차 취업준비생 A씨는 설 연휴 내내 집에서만 지냈다. "취업은 어떻게 돼가느냐"는 친척들의 질문에 답할 말이 마땅치 않아서다. 조선기자재업체에서 일하다 지난 연말 구조조정된 B씨는 "그냥 집에서 쉴 걸 그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랜만에 본 어린 조카들까지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무거웠다"며 "뭐라도 새 일을 빨리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매서운 고용한파가 이어지며 명절이 즐겁지 않은 구직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확대되며 실업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청년실업률도 연간 기준 사상 최고인 9.8%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더욱이 통계상 잡히지 않는 잠재적 실업자까지 합치면 사실상 국내 실업자는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6개월 이상 구직을 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도 급증했다.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고, 채용 감소로 20~30대 청년 실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를 차지했다. 2002년 1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인 실업자는 12만4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2.3%를 차지했고, 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실업자도 전체의 0.9%인 9000명이었다.
2008∼2014년 6~9%대에 머무르던 6개월 이상 실업자의 비율은 2015년 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작년에는 3%포인트 급증했다. 장기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실업자들이 구직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일자리를 찾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만큼,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되는 단기실업보다 훨씬 우려된다.

취업경험이 단 한번도 없는 실업자 역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실업자의 경우 지난해 43만5000명으로 통계청이 청년실업률 기준 변경 이래 최고치인 9.8%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 추이는 2012년 7.5%, 2013년 8.9%, 2014년 9.0%, 2015년 9.2%로 계속 악화하고 있어 박근혜정부의 청년일자리 공약을 무색케 하는 모습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아르바이트 대학생 등 숨은 청년층 실업자를 감안하면 실업률 체감은 더욱 나쁜 상황이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의 체감실업자 규모가 통계청의 공식 통계보다 5배 이상 많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 경기침체 등이 기업들의 맞물리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민간기업에서 조속히 채용계획을 확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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