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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도 가족도 없는 '독거노인'…외로운 설 명절 보내는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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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독거노인 151만명…상당수 빈곤에 시달려
기초생활수급 50만원 받아 30만원 월세…"명절음식은 꿈도 못 꿔"


고향도 가족도 없는 '독거노인'…외로운 설 명절 보내는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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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 용산구 단칸방에 살고 있는 김모(78)씨는 올해 설날도 혼자 보낸다. 가족 없이 홀로 사는 소위 '독거노인'인 김씨는 벌써 수십년 째 이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소득이 없어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 됐지만 한 달에 들어오는 돈은 50만원 남짓. 그나마 방값 30만원을 내고 나면 식비로도 빠듯해 명절 음식은 꿈도 꾸기 힘들다. 김씨는 "올 설도 외롭게 보낼 것 같다"며 "주변에는 나보다 더 외롭고 힘든 노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민속대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가족 하나 없이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들에게 명절은 모처럼 만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외로움만 가중되는 힘든 기간에 불과하다.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이처럼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사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151만3738명에 달한다.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독거노인들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에 못 지 않게 빈곤율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 2015년 노인 빈곤율은 61.7%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명절을 혼자 맞는 노인들 중 상당수는 이와 같은 생활고와 외로움에 우울증을 앓거나 고독사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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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산격동에 사는 조모(74)씨 역시 쪽방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다. 조씨는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에도 탈락했지만 연락이 끊긴 지 오래여서 명절에도 가족 얼굴을 못 본지 수해가 지났다. 그나마 세상과 단절된 조씨의 집을 찾아주는 것은 근처에 있는 민간 사회복지단체 자원봉사자들 뿐이다. 조씨는 "얼마 전까지 나가서 폐지라도 주워볼까 했지만 몸이 아파 포기했다"며 "한 번씩 신경 써 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이 외로운 독거노인들을 위해 설 명절을 맞아 방문을 하거나 유선전화를 통해 건강을 확인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기준 약 22만5000명의 독거노인에게 전원 설 명절 기간 전후로 직접 방문을 하고 있다"며 "민간 기업과 협약을 맺어 2400여 가구에 식료품이나 보양식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거노인의 경우 수가 너무 많고 소득과 가족 유무 등 개개인의 상황도 각양각색이어서 전체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한계가 있다. 또한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명절과 같은 때에 필요한 외로움을 달랠 방법 역시 사실상 전무하다.

박혜란 한국사회복지상담소 소장은 "지역사회 체계가 무너져 있기 때문에 소외당하고 마음을 열지 않는 노인들이 많다. 특히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는 더욱 힘들다"며 "사회복지사들도 너무 바빠 일일이 매칭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지원을 늘리되, 그냥 돈을 주기보다는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간단한 부업이나 소일거리라도 하면서 떳떳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역할을 줘야한다. 일을 통해 주변과 대인관계도 맺으면 외로움이 훨씬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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