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추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조, 따뜻한 삼촌 리더십 "후배들 먹을거리 챙겨라"
'1등 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의 미래를 책임질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20일 오전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은행 본점 집무실로 출근한 그를 신한은행 부행장단 십여명이 뜨거운 박수로 맞았다. 조 행장은 미소와 함께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아직 내정자인데 뭘"이라고 다소 쑥스러워했지만 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신한은행 내부에서 특유의 따듯한 리더십으로 '엉클(uncleㆍ삼촌)조'로 통하는 조 행장은 평소에도 주변 간부급 직원들에게 "후배들 먹을거리를 남겨놔야 한다.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통상 2~3년씩 순환하며 지점장을 맡는 은행 시스템의 특성 상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향후 성장을 위한 '기틀'을 잡는 데 노력하라는 의미다.
조 행장은 1998년 경기 성남시 미금동지점에서 첫 지점장 생활을 했다. 당시는 죽전ㆍ분당ㆍ용인 등 일대가 본격 개발되지 않았던 시기다.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는데, 당시 조 행장은 직원들과 함께 '만주벌판으로 가자. 돈이 보인다'는 구호를 외치며 중도금 집단대출 위주의 영업을 강과한 결과 큰 실적을 냈다. 당시 출장소에 불과했던 분당 등 지역에서 뛰어난 영업성과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처럼 조 행장이 기반을 닦아놓은 덕분에 후임 지점장들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은행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뿌듯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행장은 고민 없이 '스마트근무제'를 꼽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을 위해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여름 첫 실시됐다.
조 행장은 은행장으로서의 남은 임기를 모두 마친 뒤 3월 신한지주 주주총회 이후 본격 취임하게 된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다음 달(2월)은 굉장히 바빠질 것 같다"면서도 "핀테크와 해외 금융당국 규제 등의 환경에서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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