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겨울 사라져버린 추억의 음식…종로, 명동,동대문,인사동을 뒤졌는데

겨울철 길거리에서 군고구마를 파는 모습.

겨울철 길거리에서 군고구마를 파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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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10년 전만해도 흔하던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군고구마가 없어졌다. 2017년 겨울 '군고구마 장수'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겨울 상징 고구마 장수는 어디에?='드르륵'소리와 함께 드럼통에서 군 고구마를 꺼내 뒤집던 군고구마 장수는 겨울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풍경이었다. 4일 오후,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명동,동대문,인사동 일대를 3시간 가량 뒤졌지만 그 어디에도 군고구마 장수는 보이지 않았다. 20여개 노점상이 모여있는 종로 젊음의 거리, 아직 이른 시간인가 싶어 주변 노점상에게 물었지만 다들 고개만 저었다.

명동 노점들이 모여있는 거리에서 항아리에서 구운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다.

명동 노점들이 모여있는 거리에서 항아리에서 구운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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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역 노점상 신모(64)씨는 "2년 넘게 근처에서 군고구마 장사를 본 기억이 없다"라고 말했다. 300여개의 노점이 모여있는 명동도 마찬가지였다. 이동희 명동관광특구 협의회 사무국장은 "군고구마 장수가 사라진지 오래다. 예전에는 롯데백화점 건너편 길에 한 두명씩 보였지만, 못 본 지 꽤 됐다. 대신 관광객을 겨냥한 항아리에서 구운 고구마를 파는 곳은 있다"라고 전했다 .

서울 황학동 시장에서 판매 중인 군고구마통.

서울 황학동 시장에서 판매 중인 군고구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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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군고구마통(군고구마통 굽는 기계)을 파는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에서는 이제 군고구마통을 구경하기도 쉽지가 않았다. 몇바퀴를 돈 끝에 2군데 가게를 찾았다. 가격을 묻자, 군고구마통을 판매하는 현 리어카 주인은 "18만원까지 깎아준다"며 기자를 붙잡았다. 그는 "예전에는 이 시장 일대에서 많이 팔았는데, 안 나가니까 이제 다 안팔아"라고 전했다 .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팔고 있는 군고구마. 적외선오븐에 구워서 준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팔고 있는 군고구마. 적외선오븐에 구워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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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간식? 공식 깨졌다=이제 군고구마를 사려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으로 향해야 한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서는 작은 판매대에서 찐옥수수와 군고구마를 함께 팔고 있었다. 가격은 100g당 1500원으로 야채를 살 때처럼 정확히 계량해 판매했다. 튼실한 놈을 하나를 골랐더니 5160원이 나왔다.


백화점에서 4960원짜리 고구마를 구매한 직장인 김지희(34)씨는 "지난 여름부터 다이어트를 하려고 점심시간에 군고구마를 사먹고 있다. 예전엔 길거리서 군고구마를 먹었지만, 요즘엔 편의점이나 백화점이 더 익숙해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편의점에서 파는 군고구마.

편의점에서 파는 군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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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고구마는 백화점보다는 저렴했다. GS25, 세븐일레븐에서는 직접 석쇠에 구운 군고구마를 팔았다. 크기에 상관없이 개당 1500원이다. 주로 여대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사간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군고구마가 겨울철 간식이라는 공식도 깨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군고구마 판매량이 겨울시즌보다 231% 상승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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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구마에 추억된 겨울 군고구마=군고구마가 사라진 데는 사실 재료값 인상이 가장 크다. 군고구마는 원재료가 가장 중요한데, 수입 안되는 생 고구마의 가격이 오르면 장사에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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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07년 10kg당 27000원선에 거래되던 것이, 2017년 10kg당 46000원선으로 10년새 2배가량 뛰었다. 실제로 서울 중앙시장을 둘러본 결과, 고구마를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밤고구마가 1kg당 4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한 때 군고구마를 팔았었다는 종각역 노점상 최모씨는 "재료값이 너무 올라 군고구마 장수를 접고, 가래떡과 군밤을 판다. 요즘 먹을 것도 많은 데 길거리서 비싸게 고구마를 팔면 누가 먹겠나"라고 씁쓸해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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