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들 "금융규제 완화, 월가 이익 대변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금융업계 규제를 담당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월가 변호사'로 유명한 제이 클레이튼을 4일(현지시간) 지명했다.


클레이튼은 미 대형 로펌 설리번앤드크롬웰에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를 담당해온 기업 전문 변호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바클레이스의 리먼브라더스 자산 인수와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등을 도왔다.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에도 관여했다.

트럼프는 "클레이튼은 금융부문 및 규제법 등 여러 분야에서 능력이 출중한 전문가"라면서 "그동안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제한하던 많은 규제들을 완화하고 미국 근로자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금융산업 감독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SEC 위원장 후보로 데브라 웡 양 전 연방검사와 트럼프 인수위에 참여한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장과 랄프 페라라 전 SEC 최고법률책임자(CLO) 등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클레이튼이 트럼프 당선자와 면담을 한 이후 외신들은 그를 가장 유력한 SEC 위원장 후보로 꼽았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이 월가 금융사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기업 변호사가 증시를 감독하고 금융권 규제를 최일선에서 실행하는 SEC 수장으로 지명된 것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언론들은 클레이튼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 내정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에 이어 가장 최근 추가된 월가 출신 고위직 관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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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12년 미국 법무부가 외국 공무원에 대한 미 기업들의 뇌물공여를 규제한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마련할 당시 트럼프와 클레이튼 모두 이를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세워놓은 도드-프랭크법을 포함한 현 정부의 금융규제법들 역시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과 금융사들은 클레이튼의 지명을 환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단체들과 비영리기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계 감시단체인 베터마케츠의 데니스 켈러 대표는 "클레이튼이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은행들을 대변하는 훌륭한 변호사일지는 몰라도 그가 미국 소비자들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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