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바이백은 크게 증가…증시 지지에도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달러화 가치가 14년 사이 최고치로 오른 가운데 해외영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뛰는 달러와 치솟는 자금조달 비용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꿈꾸고 있는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가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사무용품 제조사 3M, 항공기 엔진 제조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등은 최근 강달러를 이유로 내년 매출 목표 달성이 불투명 하다고 밝혔다. 무기제조사 카만은 유로화 하락으로 유럽 라이벌들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 등은 엔약세로 일본산 경쟁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게 부담이다. 에머슨 일렉트릭은 지난주에 달러 강세로 9~11월 수주가 7% 줄었다고 밝혔다.
WSJ은 지난 10여년간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것은 미국의 수출회복을 통한 금융위기 극복의 주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말 미국의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4년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러의 오름세가 빨라진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실적 부담은 고용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전 세계 직원의 8%를 감원한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지난주 판매 부진과 경쟁심화를 이유로 들며 내년에도 추가 감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미국 제조업 부문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5만1000개다.
기업들의 꾸준한 자사주매입은 증시를 지지하는 중요한 축이 되지만 일각에서는 실적이 둔화되고 투자가 인색한 가운데서도 자사주로 증시를 부양하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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