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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유통결산-화장품·패션⑤]요우커 사로잡은 K뷰티, 패션은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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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규제에도 성장한 화장품 산업
불황의 직격탄 맞은 패션 산업


지난 여름 서울 명동에 외국인관광객들이 몰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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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올해 화장품 산업이 중국 정부의 규제에도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패션산업은 수년째 지속되는 정체기로 인해 고전을 거듭했다. 화장품 산업은 국내외에서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면세점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명품 브랜드가 차지해온 매출 1위 자리를 2년째 국산 화장품브랜드가 고수했다.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의 등장으로 부진했던 백화점 화장품 매출 역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화장품 산업 수출액도 전년보다 37.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패션산업은 장기화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가계소득이 그대로인데 체감물가는 계속해서 오르자 사람들은 '입는 것'부터 줄였다. 실적이 악화돼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패션기업들은 구조조정 및 매각 등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올해까지는 성장했지만 내년은 오리무중(五里霧中)=올해 화장품산업은 전반적으로 밝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화장품 산업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7.5% 증가한 35억6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은 지난해보다 13.3% 증가한 12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국내 화장품 전체 생산액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실적도 중국인 덕분에 날았다. 증권업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2.1% 증가한 5조13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0% 늘어난 948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 역시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6367억원, 7031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산업은 최근 몇년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크게 성장했다. 한국 여성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국산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K-뷰티(화장품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면세점에서는 LG생활건강의 궁중화장품브랜드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의 매출이 루이뷔통·샤넬 등 명품브랜드보다 앞섰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신라인터넷면세점의 국내몰과 중국몰의 판매 데이터를 각각 분석한 결과, 화장품이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몰은 인기상품 100개 중 단 3개를 제외하고 모두 화장품이 순위에 올랐다.

올해는 색조 화장품의 인기로 고가 화장품도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4년 만에 다시 1조원대를 회복했다.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지난 2011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으나 로드숍(거리매장)·온라인 화장품의 인기에 밀려 2013년부터 2년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내년 화장품 산업은 계속되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안갯 속이다.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향 화장품 수출액은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35.8%나 차지하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확정 이후 지난 2월부터 한국 소비재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직 ·간접적인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아직 화장품 업종에 대한 중국의 직접적인 규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통관심사와 품질관리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에는 중국의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어 화장품 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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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산업 보릿고개…구조조정에 매각까지=올해 패션산업은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 가계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패션시장의 성장도 멈췄다. 경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사람들이 의류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 규모가 2.8% 성장한 38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소 회복세를 보이긴 하나 이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실제 체감경기는 악화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실제로 올들어 대다수 패션브랜드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삼성물산패션부문·LF·신세계인터내셔날·이랜드월드 등 국내 패션대기업들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불황 타개책으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옥석가리기를 시작하는가 하면 아예 패션사업을 통째로 팔기로 했다. SK네트웍스는 E&C(에너지와 자동차), 무역상사, 정보통신 등 3대 포트폴리오와 최근 인수한 동양매직에 집중하기 위해 패션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계열사 한섬에 매각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을 3261억원에 인수하는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져온 LS네트웍스는 브랜드 및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프로스펙스, 몽벨, 스케쳐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했던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만 두고 정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은 LS네트웍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을 통해 별도법인으로 분리됐다. 또한 회사는 희망퇴직을 받아 300여명이던 정직원을 절반 가까이 감축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사업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삼성은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핸드백 브랜드 라베노바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남성복 로가디스의 세컨드 브랜드이자 프리미엄군인 로가디스 컬렉션을 갤럭시로, 중저가 로가디스 그린을 로가디스 스트리스로 흡수한다. 대표 브랜드인 빈폴에서도 빈폴키즈를 빈폴맨 산하 키즈라인으로 통합한다.

LF는 올해 상반기부터 여성 영캐주얼 질스튜어트의 세컨드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일꼬르소를 백화점에서 철수했다. 이랜드그룹은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기업에 매각했다.

아웃도어 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등산복을 사는 소비자가 급격히 감소한데다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올해 '최악의 해'를 맞았다.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0년 3조3500억원에서 2013년 6조5500억원 등 매년 1조원 이상 커졌지만, 2014년부터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견디지 못한 신생업체들은 지난해 사업을 접거나 수입 중단을 결정했다. 올해에도 매출 상위브랜드를 제외하고, 문을 닫는 브랜드가 속속 나오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의 오프라인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고성장을 유지하던 제조·유통 일괄(SPA)브랜드도 무너지는 브랜드가 등장했다. 2014년 국내 진출한 조프레시는 2년만에 한국에서 철수했으며, 포에버21은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일 브랜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유니클로 역시 수익성이 악화됐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이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 해외 사업 및 온라인 채널 강화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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