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근래에 보기드문 정책조율의 결과물이다. 여소야대, 야당 출신 국회의장, 대선을 앞둔 이슈 경쟁 등으로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처리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많았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런 난국 속에서 국회가 예산안 문제를 손쉽게 푼 것은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의 공이 컸다. 김광림 새누리당 전 정책위의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나란히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었다.
하지만 탄핵 이후에는 여야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책 실무는 정무적 성격이 강한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아닌 정책위의장 간 협의 채널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여야 정책위의장이 함께하는 민생경제협의체를 제안한 상태다. 민주당 역시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협의 채널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3당 정책위의장의 구성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김 의장이 사퇴한 뒤 이현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새로 선출됐다. 국민의당도 오는 29일 박지원 원내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새롭게 선출해야 한다. 일단 국민의당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김관영 의원과 권은희 의원, 채이배 의원 등이 언급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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