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기자들에게 멘트를 해줄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15일 기자가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의 한 연구원에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증시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하는 게 본업인 연구원이 증시 전망에 대해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의 용대인 센터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이 맞는지 물었다. "최근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통화에 대응하지 않고 있는데 이유가 있느냐"고 하자 그는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 집회 관련 연구원들의 멘트 인용이 부정확하게 보도된 적이 있다. 오해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정확한 단어 사용을 권고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연구원들에게 기자들과의 통화를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용 센터장의 답변에 요즘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타난 몇몇 증인들의 위증 장면이 겹쳐 보였다. 그의 설명은 연구원들의 말과 달랐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의 한 연구원은 분명 "윗선으로부터 '기자 등 언론 대응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분석을 맡고 있는 다른 연구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자들이 요청할 사항이 있으면 홍보팀을 통해서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는 두 명의 연구원 말을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 그에 맞는 증시 전망과 분석을 내놓으면서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연구원들의 입을 얼어붙게 만들어 버린다면 그들의 존재 가치를 낮춰버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두 달 가까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든 것은 거짓과 위증이 판치고 소통이 안 되는 '불통의 시대'를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청와대의 '그'와 동부증권은 모르는 듯하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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