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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힘든 밤이었다…아쉽지만 결국 답은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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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적토마' 이병규(42)는 여전히 아쉬움이 큰듯 했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17년간 잠실야구장을 뛰었던 이병규가 정들었던 잠실야구장에서 25일 은퇴기자 회견을 했다. 이병규는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여러차례 고개를 돌려 잠실야구장을 내려다봤다. 그는 잠실야구장 와서 뛰고 싶었다,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컸지만 결국 답은 LG였다며 유니폼을 벗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규는 은퇴 결정을 전날 저녁에 했다고 했다. 마침 전날은 이병규의 생일이었다. 이병규는 (지난 밤이) 힘든 밤이었다고 했다.

다음은 이병규와의 일문일답.

- 언제 은퇴를 결정했나?
마지막까지 은퇴라는 생각을 안 했던거 같다.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늦어졌다. 선수 욕심이 좀 있었다. 어제 저녁에 결심을 했다. 보호선수 명단 제출도 있다고 해서 그것에 넣는 것도 안 좋고 싸우고 싶지 않아서… 싸우는게 아니라 구단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보고 계신 팬들에게도 예의가 아닌거 같았다.
- 은퇴와 관련해 조언을 많이 받았는지?
시즌 끝나고 고민을 했다. 가족이나 야구 하셨던 분들 여러분과 대화를 많이 했다.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의 생각이 다 달랐다. 선수를 더 하는게 좋다는 분들도 많았고 좋게 마무리를 하라는 얘기를 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많은 분들의 생각이 달라서 고민을 많이 했다.

- 2군에서 어떤 생각을 했나?
(잠실야구장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잠실야구장 생각했다. 여기 와서 경기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버텼다.

이병규가 25일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은퇴 기자회견 중 잠실야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김현민 기자]

이병규가 25일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은퇴 기자회견 중 잠실야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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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을 옮겨서라도 선수 생활 하고 싶은 생각 있었나?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다. 다른 팀 가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했는데 답은 결국 LG였다. 1997년 입단해서 계속 여기서 뛰었는데 LG를 떠날 생각은 없었던거 같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 차후 계획은?
조금 생각을 해야 할 거 같다. 쉬면서 생각을 해야할 거 같다.

-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어제가 생일이었다. 가족들하고 저녁식사 하면서 운동을 그만해야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프더라. 아이들도 서운해하고 슬퍼하고 아내는 말할 것도 없고. 제 결정이었고 가족들은 따라주고 이해해줬다.

- 은퇴를 결정하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운동을 그만두니까 뭘 할 수 있을까… 아무 생각도 안 났다. 그런거 아무 생각이 안 난다는 경험은 처음이었던거 같다. 정말 아무 생각 안 났다. 힘든 밤이었다. 결정하고 나니까 홀가분하긴 한데 서운한 것도 많이 있다. 서운하다.

- 선수 생활을 하다면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여기서 뛰면서 여기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을때 생각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게 제 마지막 타석일 거라는 생각을 무척 많이 했다. 여기 설 수 없다는 생각, 생각이 복잡해지면 갑자기 멍해지는게 있다. 그날 가족들도 경기장에 왔고, 지켜봤는데 그냥 마음이 무척 아프고 슬펐던거 같다.

- 마지막 타석에서 팬들의 환호성이 컸는데?
그분들의 마음을 알 거 같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함성 중 가장 컸던거 같다. 응원해주시는 함성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게, 그런 함성을 들을 수 있을까,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 20년 선수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신인 때 입단해서 안타 치고 조계현 선배님에 대해 황당한 인터뷰했던 것, 2002년 한국시리즈, 2013년도 10월5일 플레이오프 확정된 날, 2016년 10월8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

- 고마웠던 스승님은?
- 초등학교 스승님. 처음 야구 시켜주신 분이라 기억에 남고. 아마추어 때 대학교 때 감독님, 프로 처음 들어왔을 때 천보성 감독님, 다른 분들도 많은데 누구는 언급하고 누구는 언급하지 않으면 좀 그렇다. 저를 처음으로 2군으로 보내주셨던 김성근 감독님도 기억에 남는다.

-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많다. 17년 동안 한 번도 못 해서 팬들에게도 죄송하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적토마라는 별명이 가장 좋다. 그만큼 열심히 뛰어다녔기 때문에 붙여주신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병규는 생각나는대로 좀 적어온 것이 있다며 읽기도 했다. 그는 "일본 갔다 돌아오면서 후배들에게 밀리며 은퇴하자. 창피하지 말자. 그런 말을 굉장히 많이 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도 안 질 자신이 있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런거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노력을 했던거 같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17년 동안 감사하고 이 자리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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