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현대중공업이 비(非)조선 부문을 분사해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자 노조가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은 비 조선 부문 분사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어 최종 분사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회사의 분사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구조조정 철회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마무리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구조조정을 중단하지 않으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교섭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노조는 구조조정에 맞서 23일과 25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한다. 지난주 15일과 16일에도 부분 파업을 하는 등 올해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12차례 강행했다.
노조는 올해 없었던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분사 구조조정이 노조 힘을 약화하고, 분사 뒤 지분매각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조합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파업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이처럼 구조조정 현안을 놓고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올 임단협의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까지 3년 연속 파업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2년은 노사협상을 연말이나 이듬해에 타결하는 등 노사 협상이 가시밭길이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조선·해양·엔진 등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하나로 묶고, 나머지 비조선 사업 부문을 각각 떼어내 총 6개의 독립회사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각 부문의 핵심사업을 육성하는데 역량을 모을 것"이라며, "이번 분사가 이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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