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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詩]노래/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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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 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 왜 눈물이 흐르는가. 왜 다시 눈물이 흐르는가. 왜 나는 다시 굳이 김남주를 찾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야 마는가. 밤은 깊은데, 밤은 깊어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들 집으로 돌아갔는데, 나도 돌아와 누웠는데, 이제야 누웠는데, 왜 자꾸 눈물이 흐르는가. 왜 자꾸 눈물은 흐르고 흘러 들썩이고 있는가, 얼룩지고 있는가, 이 밤은, 이 세상은, 그리고 우리는. 억울해서인가, 분해서인가, 서글퍼서인가, 정녕 무엇 때문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는가. 나와,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는 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왜 다시 길거리에서 서성거려야 했는가. 왜 다시 함성을 지르고 애가 타서 함성을 지르고 함성을 지르면서 묵묵히 견뎌야 했는가. 치욕과 분노를 견디면서 저 광장을 비 내리는 도로 위를 걸어야 했는가. 강요하고 협박한 자는 누구인가, 묵인하고 공모한 자는 누구인가,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법 따위야 아무렇게나 어긴 자는 누구인가, 반란을 저지르고도 다시 반란을 책동하고 있는 자는, 그는 정말 누구인가. 명백해졌는데, 날이면 날마다 명명백백해지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흐르는가. 이 눈물은, 이 촛불은, 어디선가 이미 타오른 횃불은, 결단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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