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미르’는 박근혜의 새마음봉사단…이명박·김우중 사장도 돈 뜯겨

사진= 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쳐

[아시아경제 최누리 인턴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일가가 40년 전에도 기업들에게 자금 출연을 강요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 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최순실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53개 대기업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와 유사하다.

제작진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1975년 고(故) 최태민은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뒤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했다. 구국선교단은 다음해 대한구국봉사단으로 이름이 바꾸고 1978년 새마음봉사단이 되었다. 첫째 영애인 박근혜가 총재에 취임했고 최태민은 명예총재에 올랐다.

제작진은 1978년 박근혜 총재가 운영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행사에는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과 이건희 삼성물산 부회장,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 사장 등 재계 주요 인물들이 있었다.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봉사단은 운영비 명목으로 60여 명의 재벌 기업인들에게 1인당 찬조비 2000만~5000만원씩을 받았다. 당시 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은 500만∼600만원 선이었다. 박근혜 총재와 최태민이 당시 위원장인 기업인으로부터 모금을 받은 것이다.

결국 최태민이 최순실 로 바뀌었을 뿐 미르재단도 40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 모금을 한 것이었다.

1990년에도 최태민은 박근혜 당시 육영재단 이사장을 등에 업고 기업 모금을 했다. '근화보 운영기금 확보'에는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 한국화장품 임충헌 사장, 대농그룹 박용한 회장,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협찬 그룹사 명부로 기재돼 있다. 서류에 기재된 이들의 기부 액수는 10억8000만 원.

근화보는 박정희 대통령 일대기와 정권 정당성을 홍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당시 육영재단과 근화봉사단 등 박근혜 이사장과 관련된 11개 재단의 돈줄은 최태민이 관리한 걸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자금으로 활용된 정황도 포착됐다.

최누리 인턴기자 asdwezx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