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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詩]만월(滿月)/김정수

최종수정 2016.11.15 11:12 기사입력 2016.11.15 11:11

막내네 거실에서 고스톱을 친다 버린 패처럼 인연을 끊은 큰형네와 무소식이 희소식인 넷째 대신 조커 두 장을 넣고 삼 형제가 고스톱을 친다 노인요양병원에서 하루 외박을 나온 노모가 술안주 연어 샐러드를 연신 드신다 주무실 시간이 진작 지났다 부족한 잠이 밑으로 샌다 막내며느리가 딸도 못 낳은 노모를 부축해 화장실로 가는 사이 작은형이 풍을 싼다 곁에서 새우잠을 자던 아내를 깨운다 며느리 둘이 노모의 냄새를 물로 벗겨 낸다 오래 고였던 냄새가 흑싸리피 같은 피부를 드러낸다 술이 저 혼자 목구멍으로 넘어가다 단내를 풍긴다 작은형이 싼 풍을 가져가며 막내가 의기양양하게 쓰리고를 외친다 이번 판은 무조건 상한가, 막내 얼굴에 만월이 뜬다 고스톱 한 판에도 손에 땀이 찬다 허투루 버리는 피도 없는데, 목구멍을 거슬러 오르는 숨결이 꼴깍꼴깍 거칠다 어머니가 똥을 싸셨는데 아들들은 고스톱만 치네요 막내며느리의 거침없는 말씀에 형제들이 쓰리고에 피박까지 쓴다

공산명월(空山明月)이 연어 위에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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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시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읽고 나면 왠지 적막해지는 시다. 오랜만에 삼형제가 둘러앉아 술을 마시면서 고스톱을 친다. "작은형이 풍을 싼다". 막내는 그 풍을 가져가며 "의기양양하게 쓰리고를 외친다". 거실이 들썩인다. 들썩이긴 하는데 가슴 한쪽이 쓸쓸하다. "버린 패처럼 인연을 끊은 큰형네와 무소식이 희소식인 넷째" 때문이다. 피는 "허투루 버리는" 게 아닌데, 그런 건데, 자꾸 마음이 쓰인다. "노인요양병원에서 하루 외박을 나온" 늙은 어머니의 "목구멍을 거슬러 오르는 숨결이 꼴깍꼴깍 거칠다". 어쩌면 일부러 그러는 것이지 싶다. 일부러 목청을 돋워 가며 "단내를 풍"겨 가며 삼형제는 고스톱을 치는 것이고, 노모는 "술안주 연어 샐러드를 연신 드"시는 것이고, 그러다 참 무안하게도 용변을 흘리시게 된 것이고. "어머니가 똥을 싸셨는데 아들들은 고스톱만 치네요". 아마도 막내며느리는 막내라서 아직 모르나 보다. 이 가족의 "공산명월" 같은 텅 빈 마음을. 아니면 그 허전함을 정말이지 참을 수 없었던 건지도.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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