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 저주 깬 엡스타인-프랑코나 이번엔 적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57)과 시카고 컵스의 테오 엡스타인 사장(42)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함께 '밤비노의 저주'를 깼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2004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의 감독이 됐는데 당시 감독 경쟁 후보 중 한 명이 현재 컵스의 조 매든 감독(62)이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프랑코나는 감독 부임 첫해인 2004년 보스턴에 숙원이었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줬다. 191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86년간 보스턴을 괴롭혔던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린 것이다.
프랑코나는 2007년 보스턴을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1시즌이 끝난 후 8년간의 보스턴 감독 생활을 정리했다. 엡스타인도 3주 후 보스턴 단장에서 물러나 컵스로 자리를 옮겼다. 프랑코나는 "엡스타인과 함께했던 8년이 거의 기적같았다"며 "좋은 기억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컵스의 승리를 이끈 존 레스터(32)도 프랑코나와 인연이 있다. 그는 2007년 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다. 엡스타인과는 여전히 동지이지만 프랑코나와는 이번에 맞수로 만났다. 레스터는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를 상대하게 돼 기쁘다"며 "프랑코나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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