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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폭풍]'87체제' 막 내릴까…국민투표는 내년 4월 재·보선과 함께 실시 유력

최종수정 2016.10.24 13:08 기사입력 2016.10.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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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우리 정치사에서 개헌은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등장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개정된 현행 헌법은 이후에도 권력구조와 대통령 임기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론'을 담은 대국민 담화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통한 개헌 언급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가운데)


◆고비마다 등장한 개헌론…87년 이후에도 잇따라= 권력구조 개편을 담은 개헌론은 1997년 내각제 개헌을 조건으로 성사된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서 처음 등장했다. 대선 승리 이후 권력 분점을 논의하기 위해서였지만 불발됐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주기를 맞추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었다.
이 전 대통령 임기 중에는 이재오 당시 특임장관 등이 총대를 메고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전 장관은 '개헌전도사'로 불렸다. 하지만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당시 의원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면서 무산됐다.

19대 국회에선 '친이계 좌장'인 이 전 장관(새누리당 의원)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면서 논의를 이끌어갔다.

20대 국회 들어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개원사 등을 통해 "1987년 이후 30년간 손질하지 않은 지금 헌법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며 개헌론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국회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해 논의를 주도하겠다며 여야 원대대표 간 협의를 이끌어왔다. 앞서 18~19대 국회 때는 의장 직속으로 헌법 개정 자문위원회가 설치돼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아울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는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개헌 추진 의원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개헌선(재적의원 3분의 2)에 육박하는 193명의 의원이 참여 중이다. 전ㆍ현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가 원로들의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제6 공화국의 종언'을 선언하며 민주당을 떠나자 정치권에선 다시 개헌론의 불길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비문과 비박의 연대?…친박 '반기문 카드' 웃다= 야권에선 민주당 비문(비문재인)을 중심으로 개헌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은 손 전 고문 측과 손을 잡아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려 한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기 위해서다. 여기에 범여권의 개헌 움직임이 겹쳐졌다.

여권에선 친박(친박근혜)ㆍ비박(비박근혜)을 가리지 않고 개헌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친박은 차기정권에서 이원집정부제를 통한 권력 분점을 위해, 비박은 친박을 견제하기 위해 이 카드를 끊임없이 만지작거렸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유력 친박인사를 책임총리로 세운다는 게 친박이 내세운 청사진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박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혀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달 관훈클럽토론회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 상태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여권의 비박진영과 야권의 비문진영이 개헌을 매개로 중간지대에서 만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내용의 정계 개편 시나리오가 일찌감치 회자돼 왔다.

반면 야권의 대표적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측은 이번 정부에서의 개헌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번 정부가 아닌 차기 정부에서 이뤄지는 개헌에는 찬성할 수 있다는 제한적인 개헌론을 갖고 있다. 이들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공약으로 준비한 상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애초 개헌론에 호의적이었으나 최근 여권의 개헌론에 대해 판을 바꾸기 위한 속임수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


◆국민투표까지 110여일…내년 4월 재·보선과 국민투표 함께 실시 유력=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도 국회 절차와 정부의 심의 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민투표에 부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인 셈이다.

일단 개헌론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만큼 이에 대한 논의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은 헌법개정안 발의부터 국회 의결 등에 110일 이상이 소요된다. 물리적으로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발의돼야 가능할 것으로 점쳐져 왔다.

3월을 넘기면 대선이 임박해 개헌 추진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 공감대를 얻는 게 관건이다. 이런 이유에서 의원들 사이에선 일정을 생각할 때 개헌 논의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얘기가 돌았다. 한 여권 인사는 "내년 4월 재·보선과 함께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먼저 개헌 추진의 첫 단추는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거나,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헌 발의가 이뤄진다. 이를 기점으로 공포까지 110여일이 걸린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제안된 헌법개정안을 20일 이상 공고한다. 다시 국회는 개정안 공고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가 실시돼 최종 확정된다.

국회 의결 시에는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어느 한 쪽이 반대하면 무산된다. 국민투표에선 선거권자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 다양한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여야 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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