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통인시장 내 한 채소가게.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추, 무 등 주요 김장재료 가격 수준은 가뭄으로 크게 올라 있었다. 특히 쪽파의 경우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 1단에 8000원에 거래됐다. 채소 상인은 "채솟값이 너무 올라 사는 사람도 반토막 났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 김장철인데 주요 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대목 장사를 놓칠까 싶다"고 걱정했다.
같은 시각 인근에 위치한 서서울농협 사직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날 배추 3포기가 담긴 1망은 1만6800원에, 무 1개는 4480원에 판매됐다.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배추는 현재 강원도에서 주로 들어와 아직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음 달 초에서 중순부터 다른 지역 배추가 출하돼 가격도 작년보다는 높지만 안정세로 들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50대 주부고객 전소라 씨는 "무 1개를 15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올라 살기가 팍팍하다"고 토로했다.
무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무 1개는 작년에 비해 154.9% 높은 3452원에 거래됐다. 1644원에 거래되던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109.9% 오른 수준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계속 오름세다. 이는 준고랭지 2기작과 가을무 재배면적이 감소한데다, 출하시기마저 지연돼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물량은 다음 달까지 부족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달 무 출하량은 작년보다 20% 줄어들 것으로, 출하량 감소세는 김장철인 다음 달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쪽파도 최근 일주일 사이 최대 20% 이상 비싸졌다. 쪽파 1kg은 20일 기준 5849원에 거래됐다. 작년보다는 53.1%, 평년보다는 29.7% 높은 수준이다. 60대 주부 한귀님 씨는 쪽파 1단을 보며 "3000원 하던 게 7000~8000원으로 올랐다"며 구매를 망설였다. 그는 "다음 달 말 김장할 계획인데 재료값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된다"며 "김장을 안할 수도 없고 깨, 새우젓, 미나리 등 김장 부재료도 사야하는데 큰일"이라고 한숨지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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