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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기쁨을 누리려면 순간순간 '집중'하라

최종수정 2016.10.14 10:51 기사입력 2016.10.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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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 지성 프레데릭 르누아르 신간 '철학, 기쁨을 길들이다'

철학, 기쁨을 길들이다

철학, 기쁨을 길들이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에 가장 화가 났던 순간은 언제인가? 고통스러웠거나 불안했던 순간은? 이번에는 반대로 가장 순수하게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의 기억을 더 손쉽게 떠올린다. 고통과 분노, 걱정과 불안은 시시때때로 급습해 현대인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기쁨은 찰나적이다. 온 존재가 압도되는 듯이 북받치는 감정을 생활에서 자주 느끼기는 쉽지 않다. 감각적인 쾌락이나 단순한 재미를 기쁨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종교사학자인 프랑스 출신 프레데릭 르누아르(54)는 "기쁨에는 우리를 뒤흔들어놓고, 우리 내면에 깊숙이 파고들고, 바랄 나위 없는 충만을 느끼게 하는 위력"이 있다고 말한다. 신간 '철학, 기쁨을 길들이다'를 통해서 그는 "쾌감보다 깊고 행복보다 구체적인 이 감정"을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길들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장자, 예수, 몽테뉴, 스피노자, 니체, 베르그송 등 기쁨을 중점적으로 사유한 사상가들이 그의 주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기쁨 철학'의 선구자로는 16세기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가 있다. "기쁨은 널리 펼치고 슬픔은 쳐낼 수 있는 한 쳐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그러기위해서는 기쁨을 증대시키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과 우리를 슬픔에 몰아넣는 것을 구분할 줄 알게 되면 기쁨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스피노자 역시 그의 저서 '에티카'를 통해 기쁨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기쁨을 "인간이 덜한 완전성에서 더 큰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어린 아기가 걸음마를 혼자 힘으로 뗐을 때나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이 접전 끝에 이겼을 때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라. 우리를 성장시키고 더 높은 곳으로 끌어당기는 모든 일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주위에는 기쁨이 넘쳐 난다. 하지만 외적인 요인에서만 기쁨을 찾는다면 곧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걸음마를 걷다가 넘어지거나 경기에서 끝내 지게 되면 기쁨은 순식간에 슬픔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쁨이 우리 내면에서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생활태도를 소개하며 이를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집중, 현존, 명상, 신뢰와 마음열기, 자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세, 감사, 노력, 놓아버림, 육체적 희열 등이 그 예이다.

특히 모든 감각과 정신을 집중해 현재에 임하는 태도가 기쁨을 길들이는 일등 공신이 될 수 있다. 베트남 출신 승려로 세계적인 명상가인 틱낫한은 최고의 명상법을 가르쳐달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설거지를 하십시오. 다만 그릇이 아기 부처님이라고 상상하면서 잘 닦아보십시오." '빈자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수녀의 말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환자를 보살필 때는 예수 그리스도를 돌본다고 생각하세요." 현존은 존재 전부를 끌어들이는 집중이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고, 제대로 맛보기 위해 노력할수록 기쁨의 순간도 많아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편안하게 늘어놓으면서 어려운 철학과 진부한 해결책 사이의 간극을 메워나간다.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철학자, 소설가, 라디오 진행자, 잡지 편집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철학자이다. 그가 쓴 '천사의 약속'과 '루나의 신탁' 등 두 편의 역사소설은 20개국에서 100만부가 넘게 판매되면서 '프레데릭 르누아르 신드롬'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번 책은 프랑스에서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출간되자마자 프랑스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슬픔에 잠긴 프랑스 국민들에게 '기쁨'의 효용을 깨닫게 해준 작은 책으로 각인됐다.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 이세진 옮김 / 인문철학 / 1만3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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