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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버트 박사는 한글을 한글이 되게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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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버트 박사 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 한글날 맞아 강연 나서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헐버트 박사는 한글을 한글이 되게 한 분입니다. 그분의 업적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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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0돌 한글날을 맞아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8일 오후 '한글,헐버트를 만나다'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는 사단법인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66)의 말이다. 미국 버먼트주 뉴헤이븐에서 태어나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한 호머 헐버트 박사는 고종 황제의 밀사였고, 한글 사용운동에 앞장선 외국인 독립운동가다. 1999년 기념업회를 설립한 김 회장은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담은 책을 펴내고 후손들의 한국 초청 사업을 벌이는 등 그의 공적을 알리기 위해 애써왔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가 그의 책을 읽고 한글날 기념 강연자로 선정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지난 5일 아시아경제 전화인터뷰에서 "세종대왕이 1446년 한글을 반포했지만 한글이 널리 쓰이기까지 많은 이들이 공헌해 우리 고유의 문자가 됐다"면서 "헐버트 박사는 한글을 배워 한글 교과서를 만들고 한글 전용을 주장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알린 교육자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헐버트 박사가 조선 땅을 밟은 것은 23살의 나이인 1886년 7월5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립학교인 육영공원의 외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왔다. 김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조선을 애정을 갖고 보신 분"이라면서 " 콜레라가 창궐해 당시 서울에서만 2만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같은 달 29일 미국 신문에 전 세계가 조선을 도와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면서 "그는 또 영국 런던타임스 특파원 자격으로 조선에 대한 기사를 써 전 세계에 알렸다"고 전했다.
육영공원 교사로서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한글을 배웠다. 헐버트 박사는 "한글처럼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은 없다"면서 "4일 만에 읽고 썼다"며 한글 사랑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일주일 만에 조선에서 한글만큼 무시당하고 있는 글도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글을 알리기 위해 교과서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입국 3년 만인 1891년 '사민필지'라는 161쪽짜리 교과서를 발간했다. 각국의 정부형태, 산업, 종교, 교육, 군사 등을 포함시킨 사회, 지리 교과서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과서였다. 주시경 선생도 이 책을 보고 한글의 위대성을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 책은 순 한글 세계 지리 교과서"라면서 "헐버트 박사는 한글 전용을 주장한 최초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헐버트 박사는 1894년 고종 황제가 칙령으로 한글을 국가 공식 문자로 선포한 것이나 최초의 헌법인 홍범 14조가 한글, 한자, 혼용으로 발표된 데도 영향을 줬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헐버트 박사는 또 영문 월간지에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띄어쓰기와 점찍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기고했고 서재필을 도와 최초의 한글신문 독립신문을 발간해 이를 실천하기도 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회장이 지난 7월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회장이 지난 7월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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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전주상고에 다닐 때 도서관에서 헐버트 박사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대학 3학년 동양근세사 과목 수업 때 그의 활동을 듣고서 "이분은 선교를 넘어 조선의 문명화, 인류애를 실천하신 분이란 느낌이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후 언더우드,아펜젤러와 같은 외국인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30여 년간 자료를 수집했다. 그는 은행에 취직해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대표가 될 때까지 평생을 금융맨으로 살았지만 헐버트라는 이름은 한시도 그의 뇌리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1991년에 사재를 털고 친지의 도움을 얻어 기념사업회를 설립하고 첫 추모식을 하고 나서야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했다. 그는 헐버트 박사의 후손을 한국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2010년는 '파랑눈의 한국혼 헐버트'라는 책을 폈다. 이런 점 등을 평가받아 2014년 미시건주립대학교 한국학회가 주는 '글로벌코리아상'도 받았다. 올해는 영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수집한 자료와 논문 57편을 번역해 묶은 두툼한 책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도 펴냈다.

김 회장은 "외국인이긴 하지만 그의 공적을 정당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헐버트 박사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청소년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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