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채소, 타격 가장 커…가격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
감자ㆍ무 등도 마찬가지…출하시기 지연으로 물량 급감할 듯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제18호 태풍 '차바'가 전남ㆍ제주 지역을 강타하면서 채소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7~8월 폭염ㆍ폭우로 신선식품 물가가 급등한 이후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의 여파로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농가들의 피해와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5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현재 배추 1kg 가격은 178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3% 급등한 수준이다. 시금치(1kg)도 695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올랐고 상추(100g) 역시 32.2% 상승한 1107원에 거래됐다. 양배추(1포기)와 얼갈이배추(1kg)는 3969원, 2707원으로 각각 27.4%, 55.6% 올랐다. 이는 지난 7~8월 기록적인 폭염ㆍ폭우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못해 출하량이 급감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태풍 차바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커질 경우 간신히 내림세를 보였던 채솟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달 배추 출하량은 작년보다 19% 감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하를 앞둔 고랭지배추 추정생산량은 작년보다 20~26% 감소한 13만3000~14만3000t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배면적도 작년보다 4% 감소한 4539ha가 될 것으로 봤다. 태풍의 영향까지 더하면 수확량이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배춧값 상승이 점쳐지는 이유다.
엽채소 외 주요 신선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대파의 경우 아직 7~8월 폭염ㆍ고온의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이라 타격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KREI는 이달 대파 1kg당 가격은 17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1570원)보다는 8%, 평년(1220원)보다는 39% 높은 수준이다. KREI는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여전히 가격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에 사는 주무 김모씨는 "최근 채솟값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싸기 때문에 체감은 못하고 있다"며 "태풍으로 또 다시 채소가격이 바씨지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장보기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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