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민안전처와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8시32분54초에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점에서 규모 5.8의 지진(본진)이 발생했다.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도가 셌다. 이로 인해 경주ㆍ대구는 진도 6, 부산ㆍ울산ㆍ창원에선 진도 5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오후 7시44분32초 쯤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1차로 규모 5.1의 1차 지진(전진)이 발생했다.
이 같은 강진에 전국에서 건물에 금이 가고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는 등 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8명 부상자와 253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역 별로 경북 5명 대구 2명, 전남 1명이 각각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재산피해는 부산 23건, 울산 66건 등 전국에서 건물 균열이 신고된 것만 106건에 달했다. 수도배관 파열 16건, 지붕파손 66건, 간판 부서짐 등 시설물 피해 60건 등의 피해가 신고됐다.
전력 부분 피해도 발생했다. 경주 월성원전 1~4호기가 정밀 안전 진단을 위해 오후 11시50분부터 수동정지된 상태다. 한수원 측은 일단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정밀 안전 진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울산 LNG복합화력발전소 4호기가 지진 직후 오후7시44분부터 정지됐다가 13일 오전 0시23분이 되서야 다시 가동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울주군 변전소 3번 변압기 1대가 머춰섰다가 재가동됐다.
그러나 다행히 건물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지는 등 커다란 재난 상황은 없었다. 당초 경주ㆍ대구의 진도 6 정도 되는 지진이라면 160km 이내 건물이 파괴되는 강진이다. 진도 5만 넘어도 좁은 면적에 걸쳐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에 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에선 현재까지 건물에 금이 가거나 가구가 떨어지고 낙석이 발생하는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지진이 땅속 깊은 곳에서 발생했고 저주파 에너지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지진파 주파수 특성을 분석한 결과 1차, 2차 지진 모두 진앙의 깊이가 15km 정도로 비교적 깊었다. 지진은 지표면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했을 때 큰 피해가 발생하지만 깊은 곳에서 발생하면 흔들림이 약해져 피해가 비교적 적다. 또 지진파의 주된 에너지가 10Hz 이상 고주파에 집중된 것도 피해를 감소시켰다.
지현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동일 규모의 지진에 비하면 진앙의 심도가 굉장히 깊고 주된 에너지가 굉장히 고주파로서 구조물에 주는 피해는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