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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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두산그룹이 1일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두산은 면포를 취급하던 조그마한 상점에서 발전소와 플랜트, 건설기계 등 대형 사업을 아우르는 연 매출 19조원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120년의 역사를 지닌 두산그룹은 최근 1~2년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해 4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돌았지만, 올해 들어선 상반기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알짜 사업인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하고 인력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결과다. 두산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2514억원, 영업이익 3063억원, 당기순이익 18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33.2%, 당기순이익은 767%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 덕에 유동성 위기설도 잦아들었다.

지난 3월 말 두산그룹 수장(首長)에 오른 박정원 회장이 취임 이후 불과 4개월만에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신임 회장으로서의 첫 중책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1일 창립 120주년 기념사를 통해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올 상반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지어 한층 단단해진 기반을 마련했다"며 "대한민국 최고(最古) 기업인 두산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또 한번의 힘찬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어 박회장은 "지난 4개월 간 가장 중점을 두고 살폈던 것이 '현장'을 챙기는 일이었다"고 밝히고 "현장의 직원들이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으로 제품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을 봤다"고 강조했다.


120주년 두산…재도약 기로에 선 박정원號 원본보기 아이콘
박 회장은 자산매각 등 그간 계획된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만큼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데 보다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도 박 회장에겐 적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했지만 이것만으로 두산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두산밥캣'의 상장과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의 안정화다. 지난해 '20대 희망퇴직'으로 추락한 기업의 이미지 개선과 10월 그랜드 오픈을 앞둔 두산 면세점의 손실도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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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007년 약 5조원(49억달러)에 인수한 소형건설장비 1위 업체 밥캣은 인수 이듬해 글로벌 금융 위기가 불어닥치면서 2년간 1조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M&A의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써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북미 지역의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밥캣 상장 후 시가총액은 4조원 안팎으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산 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을 갚는 데 쓸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두산이 갚아야할 차입금은 11조원에 이른다.


아울러 그룹이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연료전지 부문도 아직 영업손실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처음으로 시작한 연료전지사업은 2년 만에 5800여억원의 수주를 올려 두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후 수주 절벽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새로 진출한 면세사업 안정화에도 나서야 한다. 지난 5월 문을 연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매출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 두산은 오는 10월 그랜드오픈을 계기로 손실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경험 부족 등으로 적지않은 초기 비용을 치뤄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구조조정을 벌이며 발생한 '20대 희망퇴직', '면벽 근무' 등 추락한 기업 이미지 개선도 필수 과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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