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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인맥 없는 '꼴통'들의 뜨거운 동행

최종수정 2016.07.14 13:49 기사입력 2016.07.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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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6명 모여 13번째 여행 '꼴통투어'…총각네야채가게 대표·여행사 前대표·개그맨 3인 기획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낯선 사람과 낯선 곳에서 낯선 나를 찾는 인생학교. 그게 여행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허물없이 인정하는 자리. 그러다 보면 문득 각자가 지닌 가능성을 새롭게 깨닫게 되는 거죠."

스스로 '꼴통'이라 자부하는 세 명의 남자가 낯선 이들과의 뜨거운 동행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화의 주인공은 여행사 여행박사 창업주인 신창연 전 대표이사(53)와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42), 개그맨 오종철(42)씨. 신 전 대표는 상식을 뒤엎는 경영방식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 '괴짜 창업주'다. 열정과 노력이 담긴 그의 인생사와 독특한 발상은 신간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에도 잘 소개돼 있다. 이 대표는 트럭행상 야채장수로 시작해 연매출 수백억원대의 기업을 일궈낸 인물이다. 오씨는 SBS공채 5기 출신으로 강연ㆍ교육ㆍ엔터테인먼트콘텐츠 기업인 '재미웍스코퍼레이션'의 대표를 맡고 있다.
꼴통은 흔히 머리가 나쁜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이지만 세 남자는 '이 꼴을 가지고 태어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을 담아 '꼴통투어'라는 이름의 여행단을 만들었다. 2013년 6월 일본 미야자키로 일반인 90여명과 떠나며 처음 시작된 여정은 어느덧 열세 번째 출발을 앞두고 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이어왔다.

최근 '꼴통투어 13기' 기획회의가 열린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 카페 '8공장'을 가보니 창단 멤버들과 여행의 가이드를 맡을 여행박사 소속 직원, 참가 예정자 등 8명이 모여 토론하며 열띤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15일부터 19일까지 3박5일간 필리핀 보라카이 섬으로 떠나는데, 15~59세 남녀 66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여행인만큼 꼼꼼한 준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숙소와 식당, 볼 곳들, 세부 강연과 공연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멘토와 함께하는 조별활동 계획도 빠짐없이 넣었다. '욕정의 방(신창연)' '독설 방(이영석)' '꿈 & 힐링 방(오종철)'이라는 이름으로 밤마다 차려지는 멘토방에는 같은 조로 묶인 20~3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한 명을 인터뷰 주인공으로 삼아 묻고 답하며 인생사를 나누게 된다.
신 전 대표는 "단체여행이라 대략적인 코스는 있지만 사실상 자유여행"이라면서 "개인의 일탈이 무조건 허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괴짜 경영자답게 "여행의 재미는 룰을 깨는 일탈에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을 마주하고 모험을 마음껏 즐겼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돈도 빽(인맥)도 스펙도 없는 사람들이 와서 꿈도 찾고 사람도 얻어가는 것이 꼴통투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무리 젊어도 열정이 없다면 늙은이나 다름없다"면서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과 대학가 등 다양한 장소를 무대로 인생사와 창업 노하우를 기꺼이 공유하고 있는 그는 여행지에선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멘토로서 참가자들의 물렁물렁한 마음을 곧추세우는 역할을 한다.

오씨는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중고등학생, 부부갈등을 겪는 주부 등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이 우리와 함께 떠난다"면서 "참가자들이 여행의 참된 가치를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의 목적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만나느냐에 있는 것 같다"며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 나를 바꾸는 여행을 떠나라"고 조언했다.

일본 미야자키ㆍ큐슈, 태국 카오락ㆍ방콕ㆍ푸켓ㆍ파타야, 캄보디아, 대만, 마닐라, 중국 칭다오, 베트남 하노이 등으로 떠난 12번의 투어에서 수많은 참가자들이 멘토들과 만났다. 기업 대표, 직장인, 대학생, 공무원, 교사, 의사, 가수, 외국인, 나이트클럽 운영자, 휴가 중인 군인, 신혼부부들이 그들과 동행했다.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었지만 대부분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여행 후 어떤 참가자들은 두 회사에 취직이 됐고 어떤 이는 진로를 바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기도 했다. 또 대다수는 친목모임을 통해 여행지에서 다진 우정을 끈끈하게 이어가고 있다. 무려 열한 번째 투어에 합류하는 중국인 김장명(34)씨는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는 경험 자체가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큰 기회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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