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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수(水) 과학에 주목한다

최종수정 2020.02.04 17:43 기사입력 2016.07.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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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미시적 융합 접근 필요해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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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주룩, 주룩 비가 내립니다. 세차게 바람도 붑니다. 7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철입니다. 최근 기후변화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집니다. 강한 바람이 불어 애써 키워놓은 농작물이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합니다. 갈수록 기후변화는 심각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水) 과학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에 따라 그 영향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인간이 만든 온실 가스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 악영향은 고스란히 인류에게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흐름을 읽고 과학적 분석 작업을 통해 대비하는 슬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상청은 올해 7월~9월의 기상상황을 예보했습니다. 기온의 경우 7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겠고 8월과 9월에는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강수량은 7월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겠고 8월과 9월에는 평년보다 많겠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7월에는 저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대체로 흐린 날이 많겠고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보의 껄끄러움=기상청의 예보가 틀릴 때가 많습니다. 이는 아무리 평균적 수치를 계산하고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올해 첫 태풍인 '네파탁(NEPARTAK)'도 발생했습니다. 지난 3일 오전 9시쯤 괌 남쪽 약 53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 줄 가능성 있어 경계가 필요합니다. 이번에도 예상을 빗겨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1951년 이후 태풍 발생 통계상 두 번째로 늦게 발생한 것이죠. 현재 열대 해역으로 확장해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시속 10km의 속도로 북서진 하고 있습니다.

태풍은 바람에만 그 파괴력이 있는 게 아닙니다. 북상할수록 에너지를 가득 품으면서 강력해집니다. 바람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를 품고 있습니다. 바람이 한번 쓸고 지나가고 뒤이어 세찬 호우가 쏟아져 피해를 키웁니다.
◆수(水)과학이 중요하다=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있습니다.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킨다는 이론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작은 나비 날갯짓이 북미 지역에 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죠.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처음 발표한 이론입니다. 아주 사소한 원인이라도 이를 파악하면 나중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알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연구팀이 이 같은 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태풍과 호우에 영향을 미치는 '웜풀(Warm Pool)'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여름철 태풍과 폭우는 인도-태평양에 위치한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 웜풀로부터 시작됩니다. 웜풀 주변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집니다. 이를 통해 지구의 대기와 물의 순환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이 웜풀 주변의 국가들은 강한 비와 생태계 파괴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웜풀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커지고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웜풀이 팽창한다=민승기 포스텍(POSTECH, 김도연)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웜풀의 팽창 주범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라는 증거와 함께 이 웜풀의 팽창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호주 등의 폭우나 태풍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지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의 증가는 해수면의 온도와 높이를 상승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습니다. 온실가스가 웜풀의 변화에 관여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1950년대 이후 발생한 인도-태평양의 웜풀 변화에 미치는 인위적, 자연적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용의자의 지문을 일반인들의 지문과 대조해 범인을 찾아내듯 여러 변수를 기반으로(다중선형회귀) 관측한 패턴을 모델 패턴과 비교해 원인을 밝혀내는 '최적지문법(optimal fingerprinting technique)'을 이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온실가스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웜풀 팽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웜풀이 인도양과 태평양 중 어떤 해역으로 팽창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 서인도양, 혹은 호주까지 태풍이나 폭우 등의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큰 관심이 필요합니다.

◆국제 연대 필요하다=이번 연구를 이끈 민승기 교수는 "앞으로 대기과학과 해양과학 분야에서 물 순환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수(水) 과학에 대한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민 교수는 이번 웜풀 연구에 대해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웜풀의 팽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웜풀의 인위적 팽창은 인도양과 태평양 해역에서 비대칭적인 패턴으로 일어날 수 있고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강수나 태풍과 연관이 있어 지속적 연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1953년부터 2012년까지 인도-태평양 웜풀이 팽창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온실가스의 증가에 따라 웜풀도 팽창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진단했습니다. 웜풀은 갈수록 팽창할 것이란 가설에 무게에 실리는 연구 결과입니다. 민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은 따뜻한 바다가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웜풀의 팽창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 태풍과 호우의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태풍이 발생하는 개수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다른 견해가 있는데 태풍의 강도는 갈수록 그 위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고 이는 국제 공동 연구 작업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 지구적 연구 작업을 통해 각 지역별 영향을 분석하는 '거대-미시 수(水) 과학'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민 교수는 "지구에서 물 순환은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 중 하나"라며 "물 순환이 정기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 과정에서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지구촌은 물론 각 지역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물 수지(water balance)를 파악하라

물수지(water balance는 어떤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물 유입과 유출의 균형 상태를 말한다. 장소와 시기에 따라 물수지 상태는 변한다. 수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물수지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농촌 지역의 지하수 고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물이 언제 부족한지,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를 사전에 알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은 겨울철 지하수를 이용하는 농촌지역에서 장기적 물 부족 문제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농가 대부분은 겨울철 소득창출을 위해 비닐하우스를 이용한다. 이곳에서 화훼류, 과수류 등을 재배하고 있다.

온실 난방에 지하수를 사용하는 이른바 '수막재배'를 한다. 수막재배는 겨울철에도 15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수를 추출해 비닐하우스 지붕에 분사한다. 수막이 만들어지고 물이 방출하는 열을 비닐하우스 보온에 이용하는 재배방식이다.

수막재배 시설에서 사용된 지하수 사용량이 많고 사용된 지하수는 농수로를 통해 하천으로 방류돼 지하수가 고갈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수막재배 지역의 지하수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ICT 연구팀은 스왓케이(SWAT-K)를 이용했다.

SWAT-K는 '지표수-지하수' 통합해석모델이다. 우리나라 농촌, 도시지역에서의 인위적 물이용 변화와 지표수·지하수의 움직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강수로부터 대기로 소모되는 증발산량, 지표수 유출량뿐 아니라 땅속으로 스며드는 지하수 함양량, 지하수 이용에 따른 하천과 지하수의 상호 교환양 등을 유역단위로 파악한다.

실제 충북 청원군 상대리 지역의 시험 부지를 대상으로 SWAT-K를 이용한 분석결과 장기적으로 지하수 부족이 예측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 지하수의 최소 10%를 땅 속에 재충전해야 장기적 물수지도 안정을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용된 지하수 11%를 지하로 주입할 경우 최대 80㎝까지 지하수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문 KICT 박사는 "이번 물수지 평가기법은 수막재배지역에서 지표수와 지하수를 동시에 고려한 국내 최초의 물 부족 진단과 예측기법"이라며 "비닐하우스 농가지역을 포함한 전국 농업지역의 지하수 부족문제 해결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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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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