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업무 능력 떨어진다?"…인권침해 판단

[아시아경제 문제원 수습기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28일 '2015년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사업' 평가 시 별도의 근거 없이 '회계 담당자가 뇌병변 중증장애인이어서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미약'하다고 평가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직원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하라는 내용을 시장에게 권고했다.

해당 사업을 수행한 A센터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B씨는 올해 2월 사업 수행 평가 결과를 확인해본 결과 평가의견에 회계 담당자가 장애인이어서 업무의 능력이 미약하다는 내용이 있어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시 인권센터에 사건을 신청했다.

이에 시 해당 부서는 표현 방법에 오해의 여지가 있으므로 향후 평가의견서에는 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센터가 소속된 센터협의회의 공식적인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시민인권보호관 조사결과 A센터와 같은 회계 점수를 받은 센터 중 회계 담당자가 비장애인인 경우 '전반적인 서류작성과 보관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반면 회계 담당자가 장애인인 경우 '기관의 회계처리가 미흡하다'는 등 평가의견이 달랐다.

시민인권보호관은 별도의 근거 없이 회계 담당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미약하다는 평가를 하는 것은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윤상 시민인권보호관은 "공정성이 생명인 사업평가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반영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앞으로 전문성을 겸비한 평가위원 선정 및 사전교육 등으로 객관적 평가가 실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