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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안에선 "리그렉시트", 英 밖에선 "EU 탈퇴협상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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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에 빠진 영국…여·야 할것 없이 분열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는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 단계에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브렉시트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을 뜻을 밝혔다.(AP=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는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 단계에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브렉시트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을 뜻을 밝혔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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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재투표 청원서명 380만명
정치권, 캐머런 후임자 찾기 골몰
野 노동당 분열, 조기총선 가능성
브뤼셀 28~29일 EU 정상회의 촉각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내 정치ㆍ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계자를 두고 여당과 야당이 내부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재투표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국민투표의 결과(브렉시트)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재투표는 없다고 못박았다. 영국 내에서 벌써부터 국민투표 결과를 후회하는, 이른바 '리그렉시트(Regrexit)'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한 답변이다.
재투표를 요구하는 하원의회 청원 서명이 벌써 38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영국 내에서는 리그렉시트 분위기가 팽배하다. '브리그렛(Bregret)'이란 신조어도 확산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마저도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론상으로는 의회 의결로 재투표도 가능하다. 하지만 재투표를 실시하게 되면 52%의 '탈퇴' 의견을 무시하는 셈이 된다. 캐머런 총리가 재투표 불가를 못박은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캐머런 총리는 탈퇴 협상을 서두르자는 EU 일각의 요구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탈퇴 절차를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협상을 시작할 경우 혼란을 확산시킬 수 있어서다.

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탈퇴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를 곧바로발동해서는 안된다"며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시점으로) 시계가 재깍거리기 전에, 우선 EU와 협상을 한 후 그 결과를 영국민 앞에 국민 투표 또는 총선 공약의 형식으로 내놓아야한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민의 선택을 의회가 무시할 수 없다면 의회를 해산하고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을 공약으로 내걸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도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차기 총선은 2020년에 치러지지만, 하원 3분의 2의 찬성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임 의사를 밝힌 캐머런의 후임자를 정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집권 보수당은 그의 뒤를 이을 보수당 차기 대표를 늦어도 9월 2일까지는 선출할 계획이다. 대표 유력 후보로는 브렉시트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보수당 내에서 존슨 전 시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브렉시트 찬성파가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며 주도권은 잡았지만, EU 각국과의 협상이나 경제운영 방침 등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존슨 전 시장이 새 총리가 된다 해도 경제침체 등으로 국민들 사이에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존슨 등 EU 탈퇴파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내용들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실토가 이어져 나오는 것도 리그렉시트 움직임을 키우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 역시 분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러미 코빈 대표가 EU 잔류를 위한 운동에 소극적이었다며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그에 대한 반발로 예비내각(섀도캐비닛)의 각료 중 20명이 사임을 표명했다. 그에 대한 불신임안은 이날 중 의원총회에서 논의되고, 오는 28일 비밀투표가 개최될 전망이다.

하지만 코빈 대표는 불신임안을 거부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조기총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당 소속인 알리스태어 달링 전 재무장관은 27일 BBC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의 영국은 집권 야당도 여당도 없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2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브뤼셀로 떠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각국 주요 리더들에게 국민투표 결과를 설명하게 된다. 27개 EU 국가 정상들과 만찬을 갖기 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도 미리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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