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샤오추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 인터뷰

뉴아시아-석학에게 듣는다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경제는 시장화와 개방화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경제적 간섭을 줄이고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


우샤오추(吳曉求)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57)은 아시아경제 온오프 통합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위기는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 가장 주목 받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우 소장을 지난달 31일 베이징 중관촌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올해로 15년. WTO 회원국들은 올 연말까지 중국을 '시장경제'로 인정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우 소장은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으면 당연히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다"며 "중국의 경제는 WTO 규정에 맞게 목표점을 뚜렷이 가지고 시장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경제 지위는 한 국가의 원자재·제품 가격, 임금, 환율 등이 정부의 간섭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 체제를 갖추었음을 교역 상대국이 인정할 때 부여한다.


중국 자본시장 개혁·개방을 비롯해 금리 자유화, 위안화 국제화 등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시장경제학자 우 소장에게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과 주식·부동산시장, 환율, 부채, 금리, 구조조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진단을 들었다.

- 중국발(發) 경제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한다면.


▲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이래 최대의 전환점을 맞고 있어 경제적 타격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 경제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빨랐던 것은 사실이고 일련의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도 맞다. 장기간 빠른 속도의 발전에 익숙해지다 보니 속도가 다소 더뎌진 것에 사람들은 위기가 온 것 아닌가 걱정하지만 현재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중국 경제는 정상적이고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중국 경제는 지금의 전환기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를 통해 더 건강해질 수 있다.


- 중국 주식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요동치면서 공포감이 커졌다.


▲ 중국 증시는 경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적 상태다. 지난해 중국 증시는 미래의 것까지 포함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는데 현재 증시는 이성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 2800포인트는 정말 정상적인 수준이다. 앞으로 2년 정도 큰 변동 없이 평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간 동안 감독 기관에는 중국 자본시장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시장화 개혁을 추진하며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쌓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교차거래)에 이어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둔 선강퉁(선전·홍콩 증시교차거래)은 2020년 중국 자본시장의 국제화 목표 달성에 있어 외부와 좋은 연결 고리가 될 것이다.


- 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라는데.


▲ 중국 정부와 기업의 부채는 비교적 많다. 여러 수단을 동원해 기업의 자산 중 부채 규모를 최적화하려고 한다. 시장화 원칙에 따라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좀비기업(한계기업) 퇴출 역시 그렇게 진행 중이다. 예전에는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줬지만 이제는 시장 경쟁 체제 속에서 망할 기업은 망하고 합병할 기업은 합병하는 것이 옳은 수단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이 길을 가야 한다. 부채하면 공급 측면 개혁이 주요 키워드로 작용한다.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추진력이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는 것은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경제 발전 잣대로 국내총생산(GDP)을 중요시했지만 지금 이런 수치는 관심 밖이다. 적당히 안정적인 경제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좋지 않다. 중앙정부의 개혁은 비교적 명확하게 추진되지만 지방정부의 나태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57)이 지난달 31일 베이징 자신의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 온오프 통합 1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위기는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57)이 지난달 31일 베이징 자신의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 온오프 통합 1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위기는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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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발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 중국의 부동산시장 발전 속도는 경제 성장률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빠르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투자 수요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부동산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았고 선택 가능한 자본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증시의 신뢰도와 투명도 또한 불확실해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에만 기대고 있으면 안 된다. 초기 자금이 많이 들고 가격이 오르면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돈도 잃고 근심도 더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미국 서브 프라임 위기와 같은 현상이 발생할 일은 없다고 본다. 중국의 부동산 자산은 대부분 증권화돼 있지 않고 일부 패키지 상품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 위안화 가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적정 가치 수준은.


▲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위안화 가치의 과도한 평가절하를 두고 보지 않을 것 같다. 위안화는 달러를 제외한 다른 화폐에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다른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편이다. 위안화 환율이 최근 달러당 6.6위안에 근접하는 등 화폐 가치가 떨어졌는데 달러 강세로 인한 정상적 상황이다. 위안화 환율 움직임에는 큰 파동이 있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한 해 절상이나 절하 변동 폭이 20% 이상이라면 그것은 위험한 수준이다. 가능성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하나의 변수다. 자본은 유동성을 지닌 탓에 중국 자본이 밖으로 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중국이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는데.


▲ 중국의 인터넷금융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크고 발전 속도도 빠르고 비교적 안전하지만 관리 감독은 허술한 편이다. 정부가 개입을 최소화하면 산업 발전이 빨라지는 것은 맞지만 한편으로는 불법적인 행위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 인터넷금융의 이름을 더럽히는 불법행위가 많다. 과거 중국의 금융은 대기업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이는 불공평한 것이다. 인터넷금융은 중소기업과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실행 중이다. 그렇다고 인터넷금융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돈 버는 사업이냐는 다른 문제다. 인터넷금융의 평균 수익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혜택을 주는 금융이기 때문에 공익성을 띠고 있는 금융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금융을 지지한다.


- 중속 경제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가 본격화했다. 한국과의 경제적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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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해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제1의 무역국이다. 중국 경제의 발전은 한국 기업에 더 큰 시장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은 중국 경제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좀 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 큰 시장이 생기는 만큼 보다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 중국 경제는 시장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양국이 자본이나 금융시장에서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 정책 변화는 물론 국제화에 주목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우샤오추 소장은 누구
우샤오추(吳曉求)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학 교수가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을 맡은 지는 올해로 꼬박 20년이다. 우 소장은 중국에 증권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중국 증권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2010년에는 '중국 주식시장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 경제학자로는 가장 높은 5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의 집무실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사진이 먼저 눈길을 끈다. 옆으로는 리커창(李克强)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회의에 배석해 정책 조언을 하는 사진이 있다. 그 동안 우 소장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개혁과 개방'은 중국 현 정권 정책의 핵심이다. '시장화·개방화·국제화' 등은 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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