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苦盡甘來)'.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요약한 사자성어입니다. 매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들이 연이어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2008년 투어에 데뷔해 8년 만에 정상에 오른 (김)해림(27), 아마추어시절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뒤 올해 단숨에 '2승 챔프'에 등극한 (장)수연(22), 지난해 준우승만 세 차례를 차지한 아픔 끝에 첫 우승을 신고한 (배)선우(22) 등이 주인공입니다.
해림이와 수연이가 우승할 때는 제가 해낸 것처럼 기뻤습니다. 사실 두 선수는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저와 연장전을 벌인 후배들입니다. 우승 당시 환한 웃음으로 축하 인사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동생들을 이겨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요. 올해 해림이와 수연이 모두 잘하고 있어 이제는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림이는 저보다 두 살이 어린데요. 데뷔 초에는 시드전을 치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전에 같이 훈련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였습니다. 지금은 '달걀골퍼'로 불리지만 그 때는 브로콜리를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집에서, 연습장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보고 "조만간 우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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