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 잠식하는 사모펀드들…시장 발전 저하 우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이랜드 킴스클럽 지문 60~70% 인수
베인캐피탈, 카버코리아 지분 인수 검토 중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사모투자펀드들이 유통기업들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사모 펀드들은 지난 2~3년 동안 매물로 나온 유통업체를 사들이며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이랜드그룹의 대형할인마트 킴스클럽 지분의 60~70%를 인수한다. 이랜드그룹과 KKR은 다음주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매각가는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 중인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51개 유통 점포 중 37개 점에 입점해 식료품과 공산품 등을 주로 판매하는 대규모 소매 점포다. 슈퍼마켓·대형 할인점, 백화점이 결합한 형태다.
KKR는 블랙스톤·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 만두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했다. KKR은 지난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유명세를 탔다. KKR은 5년 만에 오비맥주를 AB인베브에 재매각했다. 당시 6조2000억원에 팔면서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티켓몬스터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K-뷰티'가 국내외 주목받자 사모펀드들은 화장품기업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베인캐피탈은 골드만삭스아시아스페셜시츄에이션그룹과 손잡고 화장품 회사 카버코리아 지분 60~80%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카버코리아 지분은 이상록 대표 60.17%, 우신벤처투자 등이 39.83%를 보유하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화장품브랜드숍 A.H.C, 샤라샤라, 비비토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사모펀드로는 국내 1위의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도 빼놓을 수 없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사들여 세간을 놀라게 했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가격은 국내 인수 합병(M&A) 역사상 최고가다. 홈플러스는 140개 대형마트,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이(e)파란재단 등을 포함하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임직원 전원 고용승계 조항을 포함했다. 홈플러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와 네파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월부터 약 1조원을 투자해 네파 지분 94.2%(우선주 포함)를 인수했다. 이밖에도 최근 수년사이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보고펀드는 버거킹코리아를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유통업계에서 사모펀드의 영향력에 커지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인수 목적은 수익"이라며 "장기적인 경영 안정을 통한 성장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업차기를 끌어올리고 되팔아 차익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독식은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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