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담보는 신용아닌 신뢰…취준생에 돈 빌려준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유일한 담보는 신용이 아니라 신뢰다." 김진회(27) 청년연대은행 '토닥' 이사장의 말이다. '토닥'은 돈이 급한 청년들에게 직장이나 담보 유무에 관계없이 소액대출을 해주는 생활금융 비영리단체다. 조합원 150명이 1165만원의 출자금을 모아 2013년 출범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교육과 노동문제를 거쳐 대안금융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김진회(27) 청년연대은행 이사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김진회(27) 청년연대은행 이사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대안금융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는 "우리 삶엔 관계로 해결되는 것들이 참 많다. 관계를 통해 쌓은 신뢰와 금융을 연계하면 청년들의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돈 5000원, 1만원이라도 십시일반 모아 그 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쓰이면 생활 전반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니던 대학까지 그만두고 '토닥'에 힘을 쏟고 있다.

'토닥'은 15~39세 대한민국 청년이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또 매달 출자금(월 5000원 이상)과 조합비(월 1000원 이상)를 내면 연간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조합비도 이자도 내고 싶은 만큼만 내면 된다. 능력이 없으면 이자를 안 내도 된다.
그렇다면 토닥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 김 이사장은 "조합비와 기부금, 소정의 이자로 운영경비를 충당한다"고 말했다. 현재 취업준비생, 대학생,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예술가 등 5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40세 이상은 후원회원 자격으로 기부금을 낼 수 있다.

대출과정은 간단하다. 조합원으로 가입한 뒤 '토닥학개론'이라는 금융교육을 이수하면 대출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토닥학개론'은 단체와 조합원 소개, 자산관리, 재무상담 등으로 진행된다. 그 다음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고, 재무상담사와 상담을 거친다. 상담은 평소 소비습관, 대출금의 사용처, 상환 계획 등을 묻는다. 마지막으로 이사장, 사무국장, 이사진 2명으로 구성된 대출심사위원회에서 대출을 최종 승인받게 된다.

'토닥'은 지난 3월 기준으로 누적 대출 건수 225건에 1억4700만원가량의 대출금을 집행했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60만원 정도이고 상환율은 86%에 이른다.

김 이사장은 "2013년 22건, 2014년 71건, 지난해 112건, 올해는 3월까지 20건으로 대출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2014년부터 자율이자로 바꾼 뒤 오히려 이자 수익이 늘고 상환율도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토닥'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대출을 승인한다. 다만 이미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빚이 많은 채무자에겐 대출을 해주지 않는 대신 회생이나 파산 절차를 소개한다. 김 이사장은 "대출자의 삶이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빚 100만원이 추가로 쌓이는 꼴이 돼 버리는 대출 승인은 거부하고 다른 기관을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토닥의 몸집을 키울 생각은 없다"며 "우리 같은 작은 조직이 여러 개 생겨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회에 늘어선 '돌아와요 한동훈' 화환 …홍준표 "특검 준비나 해라" 의사출신 당선인 이주영·한지아…"증원 초점 안돼" VS "정원 확대는 필요"

    #국내이슈

  •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수리비 불만에 아이폰 박살 낸 남성 배우…"애플 움직인 당신이 영웅" 전기톱 든 '괴짜 대통령'…SNS로 여자친구와 이별 발표

    #해외이슈

  •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이미지 다이어리] 짧아진 봄, 꽃놀이 대신 물놀이 [포토] 만개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전환점에 선 중동의 '그림자 전쟁'   [뉴스속 용어]조국혁신당 '사회권' 공약 [뉴스속 용어]AI 주도권 꿰찼다, ‘팹4’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