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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경험과 노하우, 돈주고 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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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중국)=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인 IFA가 '아시아판 IFA'를 표방하며 추진한 중국 가전전시회 'CE 차이나'가 20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현대식 컨퍼런스 홀과 마천루, 유럽 명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는 도시가 선전이다. 바로 그 곳에서 독일 가전 업계와 중국 벤처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시장을 들어서는 순간 실망감이 엄습했다. 보쉬와 지멘스가 독일 가전 업계 대표로 참석했을 뿐 눈에 띄는 회사나 신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람객도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아시아판 IFA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CE 차이나를 통해 중국 마케팅을 준비했던 국내 중소업체 관계자는 "쪽박을 찬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벤처들은 더 가관이었다. "세계 최초의 선글래스형 VR 기기를 만들었다"는 어느 벤처는 그 어떤 시제품도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정보를 물으면 "투자자에게만 공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다른 벤처는 애플 아이워치를 베낀 짝퉁을 버젓이 진열해놓고 있었다.

실체도 없고 저작권마저 침해한 기기들을 '혁신 제품'이라고 큰 소리를 치는 중국 벤처들의 행태가 실소를 자아냈지만, 한편으론 경계심이 발동했다. IFA 브랜드와 노하우를 돈으로 사들인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 때문이다.
지금이야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행사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CE 차이나는 아시아판 IFA라는 위상을 갖춰갈 것이다. 사람 많고, 땅 넓고, 돈 많은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중국이 그같은 결핍을 자본의 힘으로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조선 후진국에서 조선 강자로 떠올랐듯이 이제는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대거 사들이며 한국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자본의 힘'으로 시간과 경험을 쌓아가는 갖춰가는 것이다. CE 차이나는 실망스럽지만 그 이면에서 중국의 거대한 야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선전(중국)=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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