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시터의 세계①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직장인 박모(28)씨는 가족여행을 계획하던 중에 고민에 빠졌다. 반려견 밍밍이를 집에 혼자 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견호텔이나 동물병원에 맡기려고 보니 답답한 케이지에 갇혀있을 반려견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반려인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돌보미' 펫시터가 인기다.
펫시터(petsitter)란 주인이 반려동물을 보살필 수 없을 때 대신 반려동물을 봐 주는 사람을 말한다. 최근에는 도그메이트, 패팸, 펫스테이, 펫호스텔등 펫시터 관련 어플, 업체들 역시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펫시터로 활동 중인 가정주부 김씨(51)는 반려견을 키운 지 35년이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애견에 있어서는 전문가 수준이다.
김씨는 사료를 주고, 두 강아지의 귀 세척, 양치까지 하고 난 뒤 견주에게 사진과 함께 상태를 보고했다.
사과를 간식으로 준 김씨는 강아지 두 마리와 주인처럼 다정하게 놀아줬다. 하루 1번 산책은 기본이다. 김씨는 아리가 손 주는 훈련을 한 영상을 찍어 주인에게 보낸 뒤 오일마사지까지 해줬다.
전문가들은 펫시팅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 애견전문가는 "강아지는 고급시설이나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인처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애견호텔이라도 맡겨지는 강아지 입장에서 쓸쓸하다면 좋은 게 아니다" 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펫시터 문화가 정착된 지 오래다. 미국 도그배케이(Dog Vacay)의 경우 2만5000명의 펫시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돌봄 건수도 38만건이 넘는다. 주변 단골고객이 늘면서 한달 500만원에서 1000만원 수입을 얻는 전업 펫시터도 있다.
자격증을 중시하는 문화인 일본은 펫시터전문가협회 자격증이 있다. 이 자격증을 딴사람만 활동할 수 있고, 가사도우미처럼 펫시터를 가정집에 보내는 시스템이 보편적이다.
한국의 경우 사단법인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에서 발급하는 펫시팅 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국가공인은 아니다.
펫시터 중개업체 '도그메이트' 이하영 대표는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펫시터 자격증이 있어야만 펫시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격증이 없어도 반려견 돌봄 경험 많은 펫시터들이 오히려 더 전문가일 수 있다"라며 "사실 형식적인 자격증보다 실제로 키워본 경험이나,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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