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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안풍', 누가 까먹었나, '安돼'와 '안돼' 사이

최종수정 2016.08.09 07:58 기사입력 2016.03.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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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의 '스타 총선후보 집중탐구' - 총선 출격 '국민의당 안철수'의 현실정치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얼굴 속에서 명예와 진실, 그리고 충성심을 본다.”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많은 명작을 남긴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그 문장 밖으로 비져나오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사랑의 틈에서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오묘한 표정에 주목했다. 자신의 희곡이 무대에 오르고, 관객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선 배역을 맡은 배우의 표정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새정치를 그리는 많은 대중들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서울 노원병 후보)의 표정과 행보에 많은 기대를 투사(投射)해왔다. 그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발로 뛰는 투사(鬪士)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 바람과 열망을 딛고 나서 현재까지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그의 궤적을 과거 안철수의 말(저서, SNS, 인터뷰 등)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 = MBC '무릎팍도사' 화면 캡쳐

사진 = MBC '무릎팍도사' 화면 캡쳐


“정치가 아니어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은 많다.” - 2011. 3. 10 인터뷰

최연소 의대 학과장, 성공한 벤처사업가의 길을 걷던 안 대표는 2009년 6월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면서 정직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단숨에 정치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전에도 국회의원, 장관직 제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기성 정치인에게 염증을 느껴온 대중의 열망이 방송출연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정계진출에 대해 묻는 언론 앞에 그는 말을 아꼈다. 이 시기 안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아닌 다른 형태로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지속적으로 정계의 러브콜을 고사했으나 결국 직간접적인 계기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사진 = 아시아경제 DB

사진 = 아시아경제 DB


“경쟁으로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 2011. 9. 6 서울시장 단일화 기자회견
당시 무상급식 여파로 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리를 놓고 치러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던 상황, 이때 그는 돌연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출마를 양보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를 기화로 그는 단번에 ‘더 큰물에서 뜻을 펼치라’는 지지를 받고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박근혜 대세론에 맞설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시장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 마지막 문장을 통해 자신의 후보 양보가 경쟁으로 살아가는 미래 세대를 위로하는 하나의 제스처가 되길 바란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사진 = 아시아경제 DB

사진 = 아시아경제 DB


“제가 정치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안철수의 생각’, 김영사, 2012

안철수 대표는 본격적 정계진출을 앞두고 자신의 의지보다 외적 상황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는 인상을 남겼다. 2011년 하반기부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대중의 기대가 높아감에 따라 그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비전을 담은 책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했으나, 여기서도 직접적으로 본인이 ‘나서겠다’고 발언하지는 않았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입장표명은 숨기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대선주자로서의 선언이 없는 모호한 기간을 보내고 나서야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에 이른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확답이 되기까지의 1년은 국민에게는 답답함을, 안 대표에게는 고민의 무게를 안겨준 시간이었다.

사진 = 아시아경제 DB

사진 = 아시아경제 DB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습니다.” -2013. 3. 11 귀국 기자회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2달 만에 문재인 후보와 다소 껄끄러운 후보 단일화를 마치고 “피눈물 나는 결단”이라고 이후 자평한 안 대표는 대선 후보 사퇴 후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이듬해 2013년 3월 11일 귀국하는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삼성 X파일 공개에 따른 대법원 유죄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 노원병에 출마할 의사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였던 정치적 거물이 친야권 성향의 지역구에 출마해 너무 쉬운 당선을 바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으나 출마를 단행한 안 대표는 총 42,581표(60.46%)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그의 비전은 두 차례의 현장 ‘철수’이후 첫 당선으로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숨은 의도도 없고 에둘러 얘기하지 않는 내 말이 다르게 전달돼 난감할 때가 많았지만, 한편으론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 ‘안철수의 생각’, 김영사, 2012

말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차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곤 한다. 안철수 대표의 화법과 소통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으나 최근 총선을 앞두고 탈당, 신당 창당, 야권연대 논의까지 이어진 흐름에서 일관되게 관측된 것은 불통의 흔적이었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신당 창당에 함께 나섰던 김한길 의원은 당내 갈등으로 불출마 선언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천정배 공동대표와는 공천권 갈등으로 한동안 내홍을 겪은 바 있다. 김광진 의원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당시 50여 명의 동료 의원이 모였으나 어느 누구도 안 대표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혀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고, 최근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을 받지 않아 여론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편에선 (안 대표에 대한) 자극적 보도에 대한 염증이 낳은 해프닝이라는 분석 또한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아시아경제 DB

사진 = 아시아경제 DB


“감동과 파격이 있어야만 국민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다.” - 2015. 12. 6 국회 기자회견

가장 극적인 등장, 상식을 뒤집는 반전을 거듭해온 그의 정치인생에 비춰볼 때 안철수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승리를 위해선 ‘드라마’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서기 전 그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자신의 혁신전당대회 개최요구를 왜 거부했는지 물으며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했다”고 토로했고, 결국 안 대표는 스스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막을 닫고 내려와 국민의 당이라는 다른 무대를 준비해 올리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무대도 옮기고, 출연진도 바뀌었건만,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느꼈다면 지나친 혹평일까. 그의 새정치에 파격은 있었지만, 감동이 있었는지는 오는 총선 결과로 대변되는 국민의 선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국민의당 공식 블로그 제공

사진 = 국민의당 공식 블로그 제공


"안철수 대표는 턱이 들어갔고 얼굴이 안으로 오목하다. 진지하고 많은 것을 하려는 욕구가 있지만 참고 있다."

인상학 박사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교수는 안철수 대표의 인상에서 지향과 인내의 기운을 읽어낸 바 있다. 미소를 머금던 예전 얼굴과 지금의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는 여론의 지적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시장 후보 양보, 대선 후보 양보에 이어 재보궐 당선, 신당 창당 까지 3년간 불어닥친 세파가 그의 얼굴에 깊게 주름을 파고 흰머리를 흩뿌렸는지 모를 일이다. 지역구에서의 당선도 장담할 수 없다.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원병 후보 지지율은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가 34.1%,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4.9%를 기록하며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대중의 관심은 때때로 안 대표의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총선을 19일 앞두고 가장 고심하고 있는 사람은 안철수 대표 본인일 것이다. 12년 전 안철수의 말을 빌려 오늘의 안철수에게 전하고 싶다.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김영사, 2004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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