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는 삼성전기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삼성 계열사들은 그동안 대표이사만 맡아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 가운데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LG도 공대 교수를 중용했다.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인 주종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LG전자가 사외이사를 다시 맡게 됐고 자원개발 전문가인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는 LG상사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LG화학에서는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새로 사외이사진에 들어갔다. LG화학은 종자, 비료, 농약 등 농업에 필요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서 농화학 분야에 진출했다.
하윤경 홍익대 기초과학과 교수는 SK이노베이션, 김오영 단국대 고분자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각각 SK이노베이션과 태광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됐다. 권순주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포스코엠텍, 곽결호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석좌교수는 삼천리의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교수의 사외이사 영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3월 주주총회를 한 310개 기업 사외이사 후보 174명 중에선 교수 출신이 24.1%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법무법인(17.2%), 공정거래위원회ㆍ국세청ㆍ금융감독당국 등 감독기관(14.9%), 장ㆍ차관(7.5%) 출신 순이었다. 그러나 10대 그룹 신규 사외이사 후보만 보면 장ㆍ차관과 감독기관 출신 비중이 각각 22.9%, 20.8%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