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으로 與與갈등 현실화…예비후보 "낙천자 협조받기 어려워" 호소
유 의원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새누리당의 수도권 출마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집권여당이 대통령과 각을 세운 국회의원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이었는데, 결국 탈당을 강요한 모양새로 내쫓으면서 여론의 반감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유 의원을 비롯한 일부 현역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바람에 민감한 수도권이 쉽게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당은 우려하고 있다.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도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소탐대실의 자해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소위 '공천학살'에 책임이 있는 당 지도부와 공관위 인사들은 총선에 패배한다면 1차 책임은 물론, 역사에는 '비루한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친박계 후보들은 한달 가까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 만큼 유승민 탈당이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구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예비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비방이 워낙 심해 솔직히 돕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토로했으며 또 다른 예비후보는 "(떨어진 후보로부터) 잘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박진 전 의원은 경선 직전 "공천이 확정된 이후 당내 화합이 잘 이뤄질지 걱정"이라며 현상황을 예견하기도 했다.
특히 공천이 늦어진 지역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네 명이 경선에서 맞붙은 지역구에서 승리한 예비후보는 "경선 과정이 너무 치열해 벌써부터 지친다"면서 "게다가 후보등록이 거의 임박한 시점에 결과가 발표돼 몸과 마음을 추스릴 여유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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