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펀드 통장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 때 든든한 희망처였던 펀드 통장이 골칫덩어리가 됐기 때문이다. 귀신에 홀린 듯 펀드에 가입한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
딱 거기까지였다. 중국증시 폭락 쇼크로 코스피도 맥을 못췄다. 한때 10% 가까이 됐던 펀드 수익률도 슬금슬금 떨어지더니 결국 마이너스 10% 가까이 추락했다. '기다리면 된다'고 애써 위안하지만 씁쓸한 게 사실이다. 스스로 한 결정이었는기에 누구 탓을 하랴 싶다가도 당시 상품을 권유한 그 은행에 책임을 묻고 싶어지는 마음도 든다. "은행에서 파는 상품이었는데, 왜 원금이 보장되지 않냐"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9년전에도 그랬다. 2007년 증시가 활활 타오를 당시 '묻지마 펀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펀드 광풍이 불었다. 예ㆍ적금 보다 펀드를 더 많이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은행권의 펀드 판매 경쟁도 치열했다. 기자 역시 당시 은행에서 재테크 필수품이라고 불렸던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에 가입했다. 봄날은 길지 않았다. 불과 1년 뒤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악소리가 났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ISA는 기본적으로 예금과 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외에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개별 상품을 편입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 반면 '은행'이란 간판은 원금을 보장받는 안전한 곳이란 인식을 주는 곳이다. 원금손실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다면 은행에서 판매하는 ISA가 증권사 상품과 달리 안전할 것으로 여기는 고객이 더러 있을 수 있다. 한순간 은행에서 판매하는 펀드 상품이니 안전할 것으로 여겼던 기자처럼 말이다. 2016년 불고 있는 은행권의 ISA 마케팅 광풍이 자칫 은행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까 생각하는 건 기우일까?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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