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아랍어 협박메모' 화과자상자 용의자 추적

상자 발견된 화장실서 지문 19점 채취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29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와 함께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가 발견돼 경찰이 '화과자 상자'를 유력한 추적 단서로 보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31일 폭발물 의심 물체가 부착된 채 발견된 화과자 상자의 상표를 확인해 구입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이 화과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 P사가 '오색정과'란 이름으로 생산하는 제품으로,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C'EST SI BON'이라는 상표가 적혀 있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도 이 화과자가 입점해 있다.

이번에 발견된 포장 상자는 대용량 제품으로 지난해 초 기존 포장 상자에서 디자인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베이커리 업체를 상대로 해당 제품 포장 상자의 생산 연도와 주요 판매처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상자가 발견된 좌변기 칸 등 화장실 전체에서 확보한 지문 19점을 과학수사대에 감정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번 사건은 지난 29일 오후 4시께 "인천공항 C 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알려졌다. 공항경찰대가 특공대는 폭발물처리반을 긴급 투입해 수색하는 과정에서 대변기 위와 벽면 사이에 놓인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조잡한 상태로 부착돼 있었다. 또한 종이상자를 해체에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이외에도 브로컬리, 양배추, 바나나껍질를 비롯해 메모지 1장이 발견됐다.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A4용지 절반 크기에 인쇄돼 적혀 있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