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그때 멤버 중 한 명이 집들이를 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포커 판을 벌였다. 모처럼 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순서도 헷갈리고, 긴장감도 예전만 못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있었다. 자기 패와 상대방 패를 보고, 베팅할 때와 접을 때를 냉정히 계산하던 친구가 20여년 전 그때처럼 이번에도 '위너'였다. 좋은 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무리한 베팅을 하는 친구들은 결국 돈을 잃었다. 자기 패만 보고 상대방 패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하수 친구들보다 오히려 손실 폭이 더 컸다.
한미약품의 수조원대 기술수출이라는 '잭팟' 이후 바이오기업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지난주 시장과 신문사를 시끄럽게 했던 바이오기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37억여원에 순손실 17억원에 머물고 있지만 시총은 2조원을 넘는다. 최근 개발중인 신약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린 덕이다.
도박에 비유하자면 이미 '메이드'된 패가 아니라 마지막 기다리는 패가 들어와야 높은 족보가 완성되는 패인 셈인데 이미 판돈은 너무 많이 들어간 상태다. 이런 투자는 도박과 비슷하다. 기다리던 패가 나오지 않으면 순식간에 판돈을 날릴 수 있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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