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얼 '張 회장의 꿈' 머지않았다
GE 가전사업부 6.5조원에 인수키로
냉장고 공장장 30여년 만에 글로벌 거물로 '우뚝'
'세계 1위 가전회사' 꿈 머지않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의 잭 웰치'로 불리는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海爾)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세계 1위 가전업체를 만들겠다는 꿈에 바짝 다가섰다.
그는 1984년 35세에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작은 냉장고 공장장으로 출발했다. 이후 30여년 만에 글로벌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로 성장했다. 돈도 배경도 없는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기절한 물고기까지 살려내는 경영자'라는 찬사를 받기까지 그의 여정은 끝없는 도전으로 점철됐다.
그래서인지 지난 15일(현지시간) 하이얼이 미국 가전시장 점유율 2위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 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잔잔한 충격'이었다.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장 회장의 야심을 세상이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다.
장 회장은 2011년 뉴질랜드 소재 생활가전 업체 피셔앤드파이클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 공략에 나섰다. 2012년 1월 일본·동남아시아 저변 확대 차원에서 적자기업 산요전기를 사들여 2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GE의 가전사업부는 세계 가전시장 상위 5위권에 드는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와 한국의 삼성전자가 협상 과정에서 잇따라 놓친 매물이다. 장 회장은 이를 끝내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이다. 인수 금액은 54억달러(약 6조5000억원)로 중국 가전업체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다.
미 증권사 스탠퍼드 C. 번스타인의 스티브 위노커 애널리스트는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하이얼이 GE의 고품질 가전제품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며 "하이얼이 이제 '진짜 GE'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얼은 인수 후에도 GE 브랜드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중국시장에서 하이얼은 냉장고·세탁기·온수기 분야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는 평가다. 이번 M&A는 중국산의 저가 이미지를 없애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로 세계 1위가 되려는 장 회장의 승부수였다.
DNB뱅크의 크리스터 매그너가드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하이얼이 올해 미국에서 고수익 이상의 뭔가를 추구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품질경영'은 장 회장이 가장 중시하는 전략이다. 그는 공장 경영 초기 당시 직원 월급의 20배에 이르는 800위안짜리 냉장고 76대를 불량품이라며 쇠망치로 부숴버린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스타 CEO 반열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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