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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전기차 시대, 먼 일 아니다

최종수정 2020.02.11 14:00 기사입력 2016.01.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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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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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는 전자제품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보여주는 큰 행사다. 올해 CES에서도 역시 우리를 놀라게 할 신기술의 향연이 펼쳐졌으며 3D 기술의 상업화, 가상현실(VR)의 실현 등에 따른 혁신적인 제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 중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동력과 미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전기자동차다.

전기차에 관한 한 CES는 올해 획기적인 몇 가지 변화를 보였다. 먼저 전기차의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인 GM이 대중형 전기차 '볼트 EV'를 공개한 것이 바로 신호탄이었다. 볼트의 주행거리는 200마일(321km)이며 가격은 3만달러(3600만원대)였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는 그동안 '최소 5000만~6000만원부터 시작되는 비싼 가격과 150km의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GM이 그 단점을 한꺼번에 해결한 전기차를 선보인 것이다. 물론 테슬라도 보급형 전기차를 3000만~4000만원대에 출시할 것이라고 하고, CEO 일론 머스크는 이미 주행거리 1000km의 전기차를 개발했으며 2년 내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도 CES에서 한 번 충전으로 600㎞를 달리고,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채우는 전기차 '버드-e'를 선보였다.
심지어 중국업체까지 전기차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 대항마'를 선포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패러데이퓨처는 1000마력에 시속 321km, 3초 시동이 가능한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곧 미국 네바다 주에 생산공장을 세운다고 했다. 이처럼 전기차를 향한 자동차업계의 경주는 이미 치열한 접전에 접어들었다. 2020년이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1200km가 될 것이며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5330억달러를 초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자동차 전장제품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동향이 남의 일일 수 없다. 무엇보다 탄소가스 배출에 따른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전기차산업의 향후 시장 전망이 밝다. GM이나 폭스바겐, 도요타 등의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발 벗고 나서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리나라의 조건 역시 전기차 활용에 적합한 편이어서 당장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덜하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은 편이어서 전기차가 한번 충전으로 400-500km 정도 달릴 수 있다면 효용성이 높다. 게다가 대부분의 인구가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으므로 충전기 설치비용 대비 편익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나 자동차업체의 전략방향이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전기차 충전소' 설치와 관련한 정책은 제자리걸음 상태다.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개발 및 상업화에 소극적인 것도 정부 정책을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따지기 전에 전기차 관련 준비가 이토록 부진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나마 LG 및 삼성그룹이 전기차 부품사업에 뛰어든 것은 다행이다. LG전자는 GM 전기차 'Bolt'에 배터리팩, 모터를 포함한 11개종의 핵심부품을 공급한다. 폭스바겐과도 전기차 부품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11일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서 한번 충전하면 600km를 주행하는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세계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환경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전기차를 둘러싼 환경예측은 비교적 분명한 편이다. 이렇게 미래 자동차산업의 방향으로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 전기차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소극적이고 정부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기차 대중화는 장기전이라고 미뤄둘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준비하는 것이 너무 없어 보여 걱정이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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