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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 野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최종수정 2016.01.09 09:31 기사입력 2016.01.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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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 野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한국정치에 다당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당'이 출현하면서다. 이는 곧, 20년가량 이어져온 양당체제의 종식이다. 야당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탓하며 원내 소수정당으로 전락 할지, 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정치 발전의 계기를 구축할지, '야권 플레이어(文·安 등)'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7일 김한길 전 대표는 "최고의 인재를 모셔오겠다"며 국민의 당 합류를 선언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후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투톱' 창당준비위원장 체제를 확정했다. 8일엔 새 당명도 발표했다. 상상만 했던 '제3당'의 본격적인 등장이다. 앞서 안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는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독자세력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어느 때보다 다당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 '분열의 역설'이다.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전화에서 "국민의 욕구가 과거보다 굉장히 다양해졌다"면서 "각 정당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하고 차별성 있게 밝히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상호 간 의원 빼내기·세 불리기 등 '싸우는 다당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당제가 마냥 옳은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들은 대신 "인재·정책·노선' 등에 대한 선의의 경쟁을 '긍정적 다당제'의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야권 분열이 차라리 잘됐다고 본다. 서로 인재영입 경쟁도 하고, 한편으론 정책·노선 경쟁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면서 "서로 세 불리기, 의원 숫자 싸움만 해선 야권이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다당제라면 ▲이합집산 ▲반복되는 선거 패배 ▲전문가 부족 ▲부실한 정책 등 고질적인 야권의 문제점이 일정 부분 해결된다. 야권연대가 없으니 자동적으로 이합집산의 빈도수는 줄어든다. 이에 더해 서로 인재·노선·정책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재 및 정책의 질은 향상되는 식이다.
다당제, 野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하지만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문 대표는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인재영입위원장인 문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입당했다. 김선현 차의과대학교 교수는 여성 인재 1호로 입당했으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영입인사로서의 지위를 반납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를 처음하고 이름도 처음 듣는 사람들을 불러와서 그 안에서 뭘 하겠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 교수는 "표 전 교수는 똑같은 사람 하나 데려 온 것이고, 김 의장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그만큼 친노(친노무현)하고 같이 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문 대표의 인재영입에 비판을 쏟아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인재 영입이야 항상 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주류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이 사람들한테 권한을 주느냐 하는 걸 봐야한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안 의원의 신당의 경우에는 정책·노선에 의구심을 품는 이가 다수다. 안 의원은 지난달 20일 이른바 공정성장론을 필두로 한 신당 기조를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재벌개혁'과 '복지강화' '증세 불가피' 등의 구상이 더민주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원장도 "아직은 안 의원의 신당이 어떤 정책·노선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양당체제에서 다당제로의 정치구도 변화와 함께 야권의 정치체질을 개선해야 한단 목소리도 제기됐다. 전체 구조의 변화에 맞춰 내부 요인이 바뀌지 않으면 융화되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안병욱 더민주 윤리심판원장은 "정치인들이 개인의 이해관계에만 몰입되어 있지 이 시대 우리 사회 위해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그런 소명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국회의원이 사리사욕·이해관계에 치중하기보다 국민을 위한 '소명의식'에 집중할 것을 설파했다. 앞서 안 원장은 한 차례 당직을 사퇴했다가 문 대표의 설득과 호소에 이를 철회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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