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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겸재 정선의 多시점"…디지로그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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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지의 최전선

지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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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지식 정보 전쟁의 시대.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법했던 일들이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다. 누구나 사이버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은 일상이 됐고, 각광받는 3D 프린팅 산업은 조만간 획기적인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견된다. 인터넷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3D 프린터가 작동해 순식간에 물건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정보와 아이디어는 개인이나 국가의 경쟁력으로 환원된다. 한편에선 에볼라와 같은 세균, 바이러스의 습격이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한 예측도 있다. 새로운 문명전과 미래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한국의 석학'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82)는 10년 전 '디지로그'라는 조어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오늘을 예견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었을 때가 바로 이 교수가 예언한 디지로그 시대 서막이었다. '디지로그'를 제목으로 이에 대한 견해를 책으로 내놓았을 당시, 이 교수는 인터넷 강국인 한국이 빠질 수 있는 디지털의 약점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보완하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 디지로그 세상이 됐다.
신간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은 사물이 디지털화되고, 그것이 다시 사물화되는 '하이퍼텍스트' 세계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교수가 알려주는 삶의 지혜다. 책은 생각의 차원을 바꾸는 이 교수 특유의 관찰법과 관계법을 보여준다. "이제 아날로그 공간도 디지털 공간도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거야. 우주의 벽이 사라지는 거지. 물건 뿐이겠어? 모든 인터페이스가 바뀔 거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지. 이게 바로 디지로그 세상이야."

이 교수는 책에서 이 시대 우리사회의 빈부, 남녀, 동서, 언어, 이념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 "동양적 문화, 아낌없이 버렸던 그 문화로 함께 풀어가자"고 제안한다. 그는 "서양 문명이 아시아의 축으로 옮아온다는 말 자체가 패권주의적 발상이다. 서구 중심주의가 이 지구에 막다른 위기의 골목을 초래했다면 아시아 중심주의인들 뚫린 골목이 되겠는가. 지의 최전선은 내 편, 네 편의 싸움이 아니라 우주인과 싸우는 것처럼 지구인 전체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 전선에서 신무기, 생명화라고 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바람직한 시각을 겸재의 그림에 빗댔다. "서양의 원근법은 항상 그림을 그리는 자의 시점에서 풍경을 보지. 하지만 겸재의 금강산 그림은 어때? 여기저기 헬리콥터를 타고 그린 것처럼 다(多) 시점으로 돼 있잖아. 가까운 것이 작가, 먼 데 있는 것을 크게 그린 역원근법의 세계. 그래서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온통 항아리처럼 둥글게둥글게 그려진 그 전체의 기상."
저자 이어령은 충남 온양에서 태어났다. 언론인, 문학평론가, 교수로 활동했으며,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다. 현재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60년 이상 평론과 소설, 희곡, 에세이, 시, 문화 비평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글을 써왔다. 대표 저서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보자기 인문학', 등이 있다. 소설로는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 '무익조'와 시집에는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희곡으로 '기적을 파는 백화점' 등이 있다. 이번 '지의 최전선'은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 교수의 통찰을 'S매거진'의 정형모 기자(50)가 글로 정리한 책이다.

(이어령·정형모 지음/arte/1만9000원)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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