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유일호 후보자가 구조개혁 강조한 까닭

최종수정 2016.01.04 12:39 기사입력 2016.01.04 10:30

댓글쓰기

"확장적 재정정책 카드 더 이상 활용 어려워…개혁으로 틀을 바꿔야"

"올해 총선은 불출마…좋은 후보 공천받길 바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최일권 기자] 새해 벽두부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인사청문회 이후 그가 이끌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의 가야할 길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3%대 성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경제연구기관은 새해 경제상황이 지난해보다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계와 기업부채가 우리나라 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1166조원(2015년 9월 말 기준)을 기록했으며 2014년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은행 보다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대출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규모는 물론이고 대출의 질(質)까지도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득대비 가계부채 규모는 143.0%로 증가했다. 가계부채 비율 확대는 그만큼 소비 여력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부문은 더욱 심각해 대기업 매출액 감소율은 지난해 상반기 7.1%로 전년 같은 기간의 1.2%에서 대폭 확대됐다.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기업 비중도 2014년 말 12.3%에서 지난해 6월말 현재 12.9%로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경제부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다른 여건도 우리나라에는 불리하다. 이르면 12일 출범하는 유일호호(號)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현재로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후보자도 녹록찮은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쉬운 과제가 하나도 없다"고 토로한데 이어 가계와 기업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부채 관리도 구조개혁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정책을 세세히 따지는 방식 보다는 큰 틀에서 방향성을 내용을 살펴보는 식으로 업무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경제구조의 큰 틀을 바꿔야 체력을 키우고 민간 투자와 소비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소신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개혁은 재정확장정책 이상으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ㆍ금융ㆍ교육ㆍ노동 등 4대 개혁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임기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마무리된 것은 공무원연금개혁 뿐이다. 공공개혁은 그나마 정부 영역이어서 속도를 낼 뿐, 금융과 노동개혁은 이익단체의 반발, 국회 여야 협상에 발이 묶인 상태다.

여야 두루 친화력이 있는 유 후보자가 경제수장으로 내정된 것은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견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시무식에서 "개혁의 지연이 곧 위기의 방아쇠이고 한 발 앞선 개혁이 번영의 열쇠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갑오개혁이 실패하고 2년 뒤에 맞은 병신년(1896년)에 발생한 아관파천의 치욕까지 예를 들며 구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현역 국회의원(서울 송파을)이기도 한 유 후보자는 이번 인사로 내년 4월13일 예정된 20대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그는 "지난해 국토부장관으로 임명돼 10개월 가까이 신경을 많이 못썼는데, 국회로 복귀하자마자 또 국가의 부름을 받게 돼 지역민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라면서 "국회의원 임기는 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총리에 취임하면 지역주민들을 직접 찾아 사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 후보자의 불출마로 해당 지역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서울 송파구는 강남3구로 분류돼 여당 성향이 강하다.

유 후보자는 "송파가 비록 당에서 가리키는 험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와서는 곤란하다"면서 "부총리 내정된 직후 당에 '정말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